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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총장 "코로나19, 가벼운 감기 아냐"…브라질 대통령에 일침

중앙일보

입력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로이터=연합뉴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로이터=연합뉴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가벼운 감기' '언론의 히스테리' 등으로 표현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의 발언을 정면 반박했다.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25일(현지시간) 브라질 뉴스포털 UOL과 인터뷰에서 "코로나19는 심각한 질병"이라며 "많은 나라의 중환자실이 환자로 가득 차고 있는 현실을 보라"고 강조했다.

UOL에 따르면 WHO 외 다른 국제기구들도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발언은 매우 위험하며, 젊은이들이 사회적 거리 두기 등 기본적인 예방수칙을 무시하게 만들 수 있다고 꼬집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전날 집단 격리와 영업활동 금지, 학교 폐쇄 등에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내면서 '대규모 감금'을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언론이 패닉과 히스테리를 확산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브라질 내 의료계와 정치권, 사법부, 재계 등에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엄청난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재계에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연설은 국가 지도자의 자세가 아니다"라는 비판이 나왔고, 보건 관련 단체들은 "보우소나루의 발언은 '죽음의 연설'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방역 대책을 놓고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마찰을 빚는 주지사들은 탄핵 추진까지 주장하고 나섰다.

좌파 성향의 정당과 사회단체, 학생단체 등은 오는 31일 대규모 냄비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브라질 주요 도시에서는 지난 17일부터 보우소나루 대통령 퇴진과 공공보건 시스템 확대를 촉구하는 냄비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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