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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부양책 기대에 코스피 5.9% 쑥…7일 만에 1700선 회복

중앙일보

입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로 요동치던 국내 금융시장에 이틀째 화색이 돌았다. 미국이 대규모 경기 부양에 나설 것이란 소식 덕분이다. 코스피 지수는 7거래일 만에 1700선을 다시 밟았고, 원화 가치는 달러당 1220원대로 뛰었다.

25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94.79포인트(5.89%) 오른 1704.76으로 장을 마쳤다. 이틀 연속 급등세다. 지난 16일(종가 1714.86) 이후 내줬던 1700선도 되찾았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300억원, 1000억원가량 순매도했지만, 개인 투자자가 4500억원 넘게 주식을 사들이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대부분 '빨간불(상승 의미)'이었다. 삼성전자가 전날보다 3.62% 뛰었고 SK하이닉스(7.37%), LG화학(6.77%), 현대차(12.97%) 등도 급등했다. 코스닥 지수도 5.26% 올라 6거래일 만에 500선(505.68)을 회복했다. 이날 일본 닛케이지수도 8%가량 급등하는 등 아시아 대부분 증시가 동반 상승했다.

25일 오후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 지수가 표시돼 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94.79포인트(5.89%) 오른 1704.76으로 마감했다. 연합뉴스

25일 오후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 지수가 표시돼 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94.79포인트(5.89%) 오른 1704.76으로 마감했다. 연합뉴스

미 상원-백악관, 2조 달러 부양책 협상 타결

미국에서 불어온 훈풍이 계기가 됐다. 지난밤 뉴욕 증시가 폭등한 데다, 이날 오후 미국 백악관과 상원이 최대 2조 달러(약 2500조원) 규모의 코로나19 경기 부양 패키지 법안에 합의했단 소식이 시장에 안도감을 불어넣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에너지·항공 업종에 대한 지원이 이뤄지는 등 미국발 신용 리스크(위험)가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에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커졌다"고 말했다.

국내에선 정부가 전날 내놓은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과 한·미 통화스와프에 따른 600억 달러 공급 계획이 투자 심리 개선에 일조했다. 이날 한국은행 고위 관계자는 "현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실무협의를 진행 중이며, 이번 주 중 본계약서를 작성하고, 내주 중 자금을 공급하는 일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달러당 원화값 1229.9원으로 상승

외환시장도 안정을 찾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 가치는 전날보다 달러당 19.7원 상승(환율은 하락)한 1229.9원에 마감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코로나19 공포 완화와 글로벌 달러 경색 진정 효과로 환율이 하락(원화값은 상승)했다"며 "주요국 중앙은행의 대응은 실물 경기 악화가 신용 리스크로 번지지 않도록 안전판을 마련해 줬고, 재정정책은 기업 도산과 해고를 막고 해고된 노동자에 대한 기본소득을 보장해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전자산인 금값은 사흘 연속 상승했다. 이날 KRX 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날보다 1.43% 오른 6만4340원에 마쳤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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