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도쿄신문 "韓,진보정권인데 왜 여당이 언론 공격하나"

중앙일보

입력

'혁신(진보)정권인데 한국 여당은 미디어를 공격'

일본에서 '가장 진보적'평가 도쿄신문 #"총선전,文과 가까운 이들이 언론공격" #민주당의 임미리 교수 경향신문 고발 #열린민주당 비례대표의 언론 공격에 #文대통령 비판 외신 기자 휴직도 언급 #"시민단체 출신 많아 비판 못 견뎌" #

일본내에서 가장 진보적으로 평가받는 도쿄신문 25일자 기사의 제목이다.

“4월 총선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과 가까운 정당 등이 언론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신당에서 출마하는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등은 '매스컴을 개혁하겠다'며 언론의 자유에 저촉될 수도 있는 발언을 한다","기자 개인에 대한 공격이 심각해 미국도 우려를 표시했다"며 한국내의 실태를 비판하는 서울발 기사다.

25일 도쿄신문 10면에 실린 '진보정당인데, 한국 여당이 미디어 공격'기사. '언론 규제 발언,미국은 우려 표명'이란 부제도 달려있다. 서승욱 특파원

25일 도쿄신문 10면에 실린 '진보정당인데, 한국 여당이 미디어 공격'기사. '언론 규제 발언,미국은 우려 표명'이란 부제도 달려있다. 서승욱 특파원

먼저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는 칼럼을 썼다는 이유로 더불어민주당이 필자인 임미리 고려대 교수와 경향신문을 고발했던 일이 거론됐다.

도쿄신문은 “고발 직후 ‘혁신(진보)정당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고발은 과도하다’는 비판이 속출하면서 (결국) 고발은 철회됐다. 그 대신 열성적인 문 대통령 지지자들이 임 교수를 고발했다”고 썼다.

또 "문재인 정권엔 시민활동 출신 인사들이 많기 때문에 비판받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불리한 기사가 실리면)‘혁신계(진보계)신문이 배신을 했다’고 화를 내고, 마음에 안드는 이야기는 ‘가짜 뉴스’라고 단정한다"는 '40대 한국인 기자'의 분석도 인용했다.

이어 "문 대통령의 측근인 조국 전 법무장관 관련 스캔들 등이 속출했던 지난 가을부터 혁신계 신문들에서도 ‘정권이 (조 전 장관과)검찰과의 대립 구도를 강조하면서 의혹의 진실 규명을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하는 기사가 늘기 시작했다"고 했다.

도쿄신문은 지난 22일 열린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들의 기자회견 내용도 소개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지난 2월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 참석한 뒤 회의장을 나서며 임미리 교수에 대한 검찰 고발과 관련해 질문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지난 2월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 참석한 뒤 회의장을 나서며 임미리 교수에 대한 검찰 고발과 관련해 질문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전직 청와대 고관들이 결성한 여당계열 신당의 회견에선 '언론이 검찰의 행동을 추종하고 있다’,'한국사회의 분열을 증폭시키는 기사가 너무 많다'는 비판이 터져나왔다”며 "언론에 대한 징벌적인 손해배상 제도 도입 제안까지 나왔다"고 했다.

신문은 이 같은 한국내 언론 상황을 미국 국무성이 최근 발표한 '2019년 인권보고서'와 연결시켰다.

문 대통령을 “북한의 수석대변인”이라고 표현했던 미 블룸버그 통신의 한국계 기자가 여당 대변인에게서 실명으로 혹독하게 비판받은 사건을 미 국무성 인권보고서가 언론 자유 침해의 사례로 거론했다는 것이다.

도쿄신문은 "여당대변인으로부터 ‘매국노’,'검은 머리 외신 기자'로 비판 받은 기자는 그 소동 이후 휴직중"이라고 했다.

해당 기자는 도쿄신문의 취재에 “그와 같은 경험은 평생 (그 고통이)지속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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