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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을 위한 식사지침

중앙일보

입력

1. 다양한 식품을 골고루 먹자.

인체가 생명을 유지하고 건강하게 생활을 영위해 나가는 데 필요한 영양소는 약 40여종에 달한다. 이들 영양소의 체내 역할은 다양하며, 또 영양소 상호간에 유기적인 관계가 있어 한 영양소라도 과다, 혹은 부족되면 영양상 균형이 깨지게 된다. 영양상 균형이 잡힌 식사를 하려면 위의 모든 영양소를 각 개인의 필요량에 만족되도록 섭취하여야 하는데, 실제로 우리가 섭취하는 식품은 매우 다양하고 또 각 식품마다 영양소의 종류와 함량이 달라 섭취량을 매일 계산하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영양소의 비슷한 식품들을 식품군으로 묶어, 이 식품군을 골고루 섭취하는 대로 필요한 영양소를 얻을 수 있도록 하였다. 더욱이 미량 영양소인 비타민과 무기질은 같은 식품군에 속하는 식품이라도 그 종류와 함량이 매우 다르다. 그러므로 다양하게 식품을 선택함으로써 영양소의 상호보완 효과를 얻어, 부족되는 영양소가 없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 정상 체중을 유지하자.

한국은 서구 여러 나라의 경우에 비하면 과다체중에서 오는 건강문제는 아직 비교가 안 된다. 그러나 경제 수준의 향상과 더불어 생활양식이 서구화되어 가는 경향이 있고, 체중과 신장이 점차 증가되어 가면서 성인병의 발병률과 사망률도 증가 추세에 있다.

체중은 건강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섭취한 열량과 소비된 열량이 서로 균형이 맞았을 때에는 그대로 유지될 것이다. 그러나 만일 열량섭취가 소비된 열량보다 더 높을 때는 여분의 열량은 체내에 지방으로 저장되어 체중이 증가된다. 그러므로 체중을 줄이고 싶을 때에는 열량만 높은 설탕, 탄산음료 등의 단 음식이나 튀김 같은 고열량 음식을 적게 섭취하여 우선 열량섭취를 감소시켜야 하고, 또 생활에서 활동량을 늘려 열량을 더 소비하여 에너지대사의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정상체중 이하로 체중을 줄이는 것은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으므로 조심하여야 한다.

3. 지방질은 총열량 20% 정도를 섭취하자.

한국인의 지방질 섭취량은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발전도상기에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지역이나 생활양식 등에 따라 지방질 섭취량에는 큰 차이가 있다. 국민영양조사(보건사회부, 1984) 결과에 의하면 대도시에서는 총열량 섭취의 약 15%를 차지하고 있으며 농촌의 경우는 총열량 섭취의 약 9%를 점하고 있다.

서구 여러 나라에서는 너무 높은 지방섭취(총 열량섭취의 40% 이상)로 인해 초래되는 여러 가지 성인병의 예방책으로 지방섭취를 우선 30%까지 줄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한국인의 경우는 영양 권장량에서 추천한 바와 같이 총 열량섭취는 20% 정도를 지방질로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특히 식물성과 동물성 유지섭취의 균형을 지키도록 강조하며, 생선과 콩의 섭취도 권장한다. 즉 질적인 면에서의 필수지방산 섭취의 균형을 유지하도록 한다.

식물성 기름은 체내 외에서 산패되기 쉬우므로 보관 시 공기 및 금속과의 접촉과 높은 온도를 피하고 신선하게 보관하며, 여러 번 튀기는 것을 삼가하고 구입시 제조 일을 확인하도록 한다.

4. 짜게 먹지 말자.

식염의 성분이 되는 나트륨(Na)은 체내대사에 꼭 필요한 무기질이다. 그러나 나트륨 섭취가 높은 사람들 중에서 고혈압 발생빈도가 높아 과잉의 나트륨 섭취가 건강상의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고혈압은 다른 여러 가지 합병증을 유발시킬 수도 있으므로 고혈압을 예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고혈압의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률이 점차 증가 추세에 있다.

한국인은 곡류의 과잉 섭취로 인하여 매우 짜게 먹는 식 습관을 형성해 왔다. 우리나라 사람의 1일 평균 식염 섭취량은 20g이 넘어 서구 여러 나라보다 높은 편에 속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짜게 먹는 식 습관을 고쳐 나트륨의 섭취를 줄이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나트륨의 섭취를 줄이려면 간장, 된장, 고추장 등의 사용량을 줄이고 동시에 식염을 이용한 가공식품의 사용을 제한하여야 할 것이며, 화학조미료의 무절제한 사용을 금해야 할 것이다.

5. 술, 담배, 카페인 음료 등을 절제하자.

알코올 음료는 열량을 제공하지만, 다른 영양소가 거의 없고 식욕을 감퇴 시키며, 몇 가지 필수영양소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비타민, 무기질 등의 부족을 일으키기 쉽다. 또한 만성적인 과음자는 간 경변이나 지방간 등 간장질환의 발생 위험이 크며, 임신 중 알코올의 섭취는 기형아를 낳을 확률도 높다.

흡연은 폐포대식세포에 과산화수소의 발생을 증가 시켜 폐기종을 유발하기 쉬우며, 항단백질분해효소의 부족을 가져와 폐를 상하게 함은 물론, 혈중의 HDL의 수준을 떨어뜨리고 혈청의 중성지방을 상승시켜 심장병과 말초혈관계의 질병을 높이는 경향이 있다. 카페인은 주로 커피나 홍차에 많고 요즈음 많이 마시는 콜라에도 많은데 이는 중추신경을 자극하며, 이뇨촉진의 효과 외에도 혈압을 상승시키고, 철분흡수를 방해하며, 불면증을 유발시킨다. 그러므로 과량 섭취하면 부작용이 많다. 커피중독이 되면 커피를 마시지 않을 경우 두통, 무기력, 초조, 불안 등의 증세를 보인다.

6. 식생활 및 일상생활의 균형을 이루자.

한 사람의 하루 일과는 쉬고, 먹고, 활동하는 것의 세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식생활은 하루 생활의 중요한 부분으로 인식되어지며, 일상생활과 식생활의 관계는 다음과 같이 관련되어 질 수 있다.

첫째, 섭취하는 열량과 활동으로 소비하는 열량 사이에 균형을 맞추기 위하여 열량이나 한 두 가지의 영양소가 편중되어 있는 음식물의 다량섭취를 지양해야 할 것이다.

둘째, 개인의 식사량과 질은 그날의 일과량과 현재까지의 건강상태에 의해서 결정된다. 따라서 식사의 질과 량, 활동량과 운동량을 조절함으로써 건강을 유지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셋째, 규칙적으로 식사하고 배설을 하며 수면을 취함으로써 일상생활과 식생활에 있어 항상성의 관계를 유지해야 할 것이다.

넷째, 원만한 식생활은 일상생활의 성취감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규칙적인 식사, 균형된 식사 및 유쾌한 식사를 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7. 식사는 즐겁게 하자.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정성껏 만든 음식을 섭취할 때 가족들의 즐거움은 한층 더 증가될 수 있다. 즐겁고 바람직한 식사시간을 위해서 몇 가지 사항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즉 영양소가 골고루 섭취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식품을 선택하며, 적합한 조리방법으로 영양소의 손실을 막는다. 식품의 특성과 조리시의 변화를 잘 이해하여 식품의 소화율을 증가 시키고 가족들의 기호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조리한다.

또한 식품에 들어 있는 미생물이나 기생충이 파괴될 수 있도록 식품에 맞는 조리온도를 선택한다. 이와 더불어 가정 내에 사랑과 존경이 넘칠 때 식사시간은 하루 생활을 즐겁게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고, 더 나아가 밝은 사회의 기초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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