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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 나누고 짜장면 시켜먹고…광주 군인들 '코로나와 전쟁'

중앙일보

입력

31사단 장병들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광주역 앞에서 방역활동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31사단 장병들이 지난 17일 광주 한 유치원에서 방역하는 모습. [연합뉴스] [뉴시스]

31사단 장병들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광주역 앞에서 방역활동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31사단 장병들이 지난 17일 광주 한 유치원에서 방역하는 모습. [연합뉴스] [뉴시스]

피자·김밥 등 망라…5200만원 효과 

20일 낮 12시 광주광역시 북구 육군 제31보병사단 영내. 평소 부대 내 식당에서 식사를 하던 장병들이 영내식당과 공원·카페 등 곳곳에 모여 앉아 점심을 먹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와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진행된 31사단의 ‘상생 DAY’ 행사였다.

육군 31사단 ‘상생 DAY’…광주 향토사단 #중국집부터 피자·치킨 배달로 ‘상인 돕기’ #헌혈행사 전개에…학교·유치원 방역 앞장?

장병들은 식사 후 "상인 여러분 힘내세요" "맛있게 먹겠습니다" 같은 글이 적힌 문구를 통해 인근 상가의 상인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날 배달된 식사 메뉴 역시 짜장면을 비롯한 중국음식과 치킨, 피자, 김밥, 햄버거 등으로 다양해 인근 상가의 음식을 두루 소비하려는 장병 배려심이 느껴졌다.

광주 지역 향토사단인 31사단과 장병들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쏟고 있다. 31사단은 20일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상권에 활기를 불어넣고, 외출·외박이 제한된 장병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상생 DAY’ 행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육군 31사단 장병들이 20일 오후 소속 부대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부대 내 음식배달 행사를 한 뒤 응원문구를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육군 31사단 장병들이 20일 오후 소속 부대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부대 내 음식배달 행사를 한 뒤 응원문구를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장병들, "상인 여러분 힘내세요" 

앞서 31사단은 2014년부터 부대 밖 식당에서 장병들이 메뉴를 선택해 식사하는 ‘자율 중식의 날’을 운영해 왔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장병들의 외출·외박이 제한되자 이번에는 부대 안에서 음식을 주문해 먹는 쪽으로 방법을 바꿨다.

31사단은 이날 음식배달 행사 외에도 지역 신선식품 구매와 농산물 직거래 쇼핑몰 홍보, 희망의 꽃배달 행사 등을 통해 지역사회와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함께 나눠왔다.

31사단 군수참모 정기태 중령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대 주변 식당들에 도움을 주기 위해 음식배달 행사를 했다”며 “이날 행사로 인근 상가에 5200만 원가량의 소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육군 31사단 장병들이 지난 18일 오전 부대 내에서 '사랑의 헌혈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육군 31사단 장병들이 지난 18일 오전 부대 내에서 '사랑의 헌혈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 헌혈도 적극 동참 

이날 음식배달 점심은 헌혈 지원과 부대 밖 방역지원 등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장병들의 노력에 대한 격려의 성격도 있다. 31사단은 지난 17일부터 대한적십자사와 함께 ‘사랑의 헌혈운동’을 진행해왔다. 코로나19 여파로 헌혈이 급감하면서 비상이 걸린 혈액보유량을 늘리는 데 힘을 보태기 위한 행사다.

이번 행사에는 이틀 동안 장병 70여 명이 헌혈에 동참한 가운데 오는 31일까지 헌혈버스 2대가 31사단 예하 부대를 돌며 진행된다. 31사단 측은 이번 헌혈에 동참하는 장병이 8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 13일에는 예비군 지휘관인 31사단 북구대대 최임주 두암2동대장(5급)이 한국소아암재단에 헌혈증 70장을 기부하기도 했다. 최 동대장은 고등학생 때부터 총 150회에 걸쳐 헌혈했으며, 2016년에는 헌혈유공 명예장을 받기도 했다.

최 동대장은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전 국민이 힘쓰고 있는데 이렇게 헌혈로라도 도움이 될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지난 9일 31사단 장병들이 코로나19 지역사회 확산 방지를 위해 광주역 일대의 방역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9일 31사단 장병들이 코로나19 지역사회 확산 방지를 위해 광주역 일대의 방역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선 학교 방역도…군인들 손으로

31사단은 또 광주시교육청과 공동으로 지난 17일부터 일선 교육현장에 대한 방역활동을 벌이고 있다. 최근 개학 연기 결정 이후 맞벌이 부부 등을 위해 운영 중인 긴급돌봄 운영학교에 대한 학부모들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31사단 측은 광주시교육청이 방역물품을 지원하는 사업에 인력과 장비를 지원해 방역활동에 나섰다. 일차적으로는 긴급돌봄 운영학교 237교(799학급)를 대상으로 17일부터 19일까지 방역을 마친 상태다.
이어 개학 전주인 3월 31일부터 4월 2일까지는 광주 전체 학교·기관 등 501곳을 대상으로 2차 방역에 나설 예정이다.

광주광역시=최경호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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