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대표 정당으로 전환한 국민의당이 이번 4·15 총선에서 안철수 대표의 ‘인형 탈’을 쓰고 선거운동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0일 국민의당에 따르면 당 사무처는 최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당 선거운동원이 안 대표 얼굴로 된 ‘인형 탈’을 쓰고 선거운동이 가능한지를 물었고, 지난 17일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선거기간 당의 업무용 차량이나 선거사무소 외벽 현수막에 안 대표의 사진과 이름을 넣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선관위는 “가능하다”고 유권해석했다.
국민의당이 이러한 ‘안철수 마케팅’을 구상하는 것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수습과정에서 안 대표가 봉사활동으로 이목을 끌었기 때문이다. 창당 후 좀처럼 오를 기미가 안 보이던 지지율도 일정 부분 힘을 받았다.
안 대표는 4·15 총선과 관련해선 정당투표에서 20%를 얻는 것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그는 19일 서울 마포구 당사에서 열린 화상 기자간담회에서 “정당투표 20%를 얻으면 21대 국회에서 제대로 거대 양당을 견제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회에서 ‘메기’ 역할을 해 거대 양당이 함부로 힘을 휘두르지 않고 국민 눈치를 보는 정치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비례대표 위성정당 문제로 홍역을 앓고 있는 것도 국민의당에는 호재다. 국민의당은 국민들이 지역구 선거에서는 거대양당을 찍더라도, 정당투표에서는 양당에 대한 비토가 제3세력으로 모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대선주자로 인지도가 높은 안 대표를 강조하면 표를 모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국민의당 입장에서 내세울 것이 안 대표 개인 지지세 외에는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국민의당 측도 안 대표를 강조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거운동 방식도 찾기 어렵다고 토로하고 있다.
한편 이날 서울 마포구 당사에서 비례대표 예비후보 40명을 대상으로 집단토론 면접을 본 국민의당은 20명의 최종 명단을 만들어 21일 당원 120명으로 구성된 선거인단을 대상으로 ARS 찬반 투표를 벌인다. 가결할 경우 23일 열리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명단이 최종 확정된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