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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인인사이트] 왜 식당 밥은 맛이 없을까… 쌀을 연구하다 사업을 시작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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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식품 업계에선 '푸드테크'가 화두입니다. 어떤 기술이 F&B(Food&Beverage·식음료) 시장을 바꿔나가고 있을까요. 과연 기술이 있으면 누구나 F&B 비즈니스를 잘 할 수 있을까요. 〈폴인스터디 : 테크는 어떻게 F&B 비즈니스를 바꾸나〉에선 F&B 업계에서 기술을 도입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가고 있는 개척자들을 만나봤습니다. 그 중 '가장 맛있는 밥'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는 김하늘 라이스앤컴퍼니 대표의 인사이트를 소개합니다. 전문은 폴인멤버십에 가입하면 읽을 수 있습니다.

김하늘 푸드테크 스타트업 '라이스앤컴퍼니' 대표.스위스에서 호텔 경영을 공부하고 F&B컨설턴트로 활동했다. 모든 음식은 맛있어야 가치가 있다는 철학으로 푸드테크 스타트업 '라이스앤컴퍼니'를 창업했다.

김하늘 푸드테크 스타트업 '라이스앤컴퍼니' 대표.스위스에서 호텔 경영을 공부하고 F&B컨설턴트로 활동했다. 모든 음식은 맛있어야 가치가 있다는 철학으로 푸드테크 스타트업 '라이스앤컴퍼니'를 창업했다.

0. 안녕하세요? 라이스앤컴퍼니 대표 김하늘입니다.


라이스앤컴퍼니는 이름처럼 쌀과 늘 함께하는 스타트업 기업입니다. 쌀로 여러분의 삶에 풍요로움을 드리겠다는 뜻으로 ‘Rice up your life’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습니다.

라이스앤컴퍼니는 왜 하필 쌀로 푸드 시장에 나섰을까요? 저는 스위스에서 호텔 경영을 공부하다가, 미국으로 건너가 일을 하며 학업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때 아버지가 건강이 급격히 안 좋아지셔서, 운영하시던 사업이 망했습니다. 지하 셋방살이를 하게 됐죠.

저는 F&B 컨설턴트 출신이라 당시에도 늘 밖에서 좋은 것만 먹고 다녔어요. 부족한 것 없이 자라서 저만 생각했던 거였죠. 그러다 주위를 둘러볼 기회가 있었는데, 어머니는 식당에 밥을 하러 나가시고 아버지는 몸이 안 좋으시니까, 혼자 끼니를 겨우 때우신다는 걸 알게 됐어요. 2000원짜리 편의점 도시락으로 하루를 나시는 걸 봤죠.

그때 음식에 사회적 계층이 있다는 걸 느꼈어요. 교육과 소득 수준을 소비 취향과 분리해 생각하기 어렵다는 것도요. 특히 소비의 문제는 가격보다 문화적 코드가 영향을 미친다고 봤습니다. 식문화에도 사회문화적 장벽이 있기에 이 문제를 쌀로 해소하고 사회적 기여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쌀에 꽂히게 됐어요.

햇반을 연구 하셨던 분, 정미소에서 일하는 분들처럼 쌀 관련 산업에 종사하시는 분을 찾아다녔고 많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바탕으로 쌀을 생산하는 거나 밥을 만드는 데 있어서 어떤 부분에서 어려운지, 우리나라 쌀이 일본보다 더 고품질화 되지 않는 이유는 뭔지 해결해야 할 것들을 정리해서 비즈니스로 풀어내는 작업을 했습니다.

1. 스테인리스 그릇… 왜 밥을 소홀히 하게 됐을까

맛있는 밥의 조건은 무엇일까요? 

맛있는 밥을 지을 수 있는 여러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만, 가장 확인하기 쉬운 것을 고르자면 등급, 도정일자, 품종입니다.

등급이 높은 쌀, 가장 최근에 도정된 쌀, 단일 품종인 쌀로 밥을 하면 가장 맛있습니다. 여기서 등급은 여러 기준에 따라 나뉘지만 '완전립', 그러니까 깨지거나 금이 가지 않은 쌀이 많을수록 높습니다.

갓 도정한 쌀로 밥을 지으면 그 구수함이 그대로 살아있어 밥의 풍미를 듬뿍 느끼실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도정 후 시간이 많이 경과될수록 밥맛은 떨어지겠죠. 도정일자 기준으로 2주 내로 드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이 세 가지만 지켜도 정말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어요. 그런데 시장조사 차원에서 하루에 다섯 끼, 여섯 끼를 백반집에서 먹어도 맛있는 밥을 먹기가 참 어려웠습니다. 일본 여행 가면 정말 맛있게 밥을 먹고 오잖아요.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왜 이렇게 맛이 없을까 봤더니 다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아서 주는 거예요.

언제부터 식당 밥을 스테인리스에 담아주기 시작했을까 찾아보니까, 70년대는 쌀 수급이 불안정했기 때문에 통제하기 위해서 나라에서 규제했다고 합니다. 지름 10.5cm에서 높이 6cm의 밥공기를 정해서, 이 밥공기를 쓰지 않으면 식당 면허를 취소하겠다고 했다죠.

식당이 스테인리스 그릇을 이용하게 되면서 큰 밥솥에다가 밥을 한꺼번에 지어서, 밥을 담아 온장고에 넣어뒀다가 손님이 오시면 주는 일이 늘었습니다. 굉장히 게을러졌죠.

그러니까 아침에 했던 밥을 드리거나, 그 전날에 지은 밥을 손님이 먹게 되는 거죠. 그러다 보니 밥이 누래져서 노란 밥을 먹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는 밥심이라고 얘기하면서 왜 밥을 소홀하게 대할까 문제의식을 느끼게 되더라고요.

사진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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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정체불명의 혼합미, 햇반보다 못한 밥맛의 원인


우리가 밖에서 먹게 되는, 그 스테인리스 그릇 안에 담겨있는 쌀은 또 어떤 쌀일까 봤더니 혼합미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생산연도, 원산지, 품종이 다 섞여 있는 정체불명의 쌀밥을 우리는 먹고 있는 거죠. 식당만 그럴까요? 우리가 가정에서 먹는 쌀도 심지어 혼합미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품종별로 사는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 혼합미니까요.

그런데 이 혼합미는 무엇과 무엇을 어떻게 섞은 걸까요? 중국산 90%, 국내 10% 이렇게 혼합하기도 합니다. 이 중국산 쌀은 중국에서 언제 생산했는지 얼마나 오래됐는지 어떠한 품종이 있는지 어떻게 들어왔는지에 대해서 전혀 정보를 알 수가 없습니다.

그나마 국산 쌀은 요즘에는 조금 믿고 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쌀 봉지에 적혀 있는 양곡 표시사항이 있는데, 이전까지는 미검사라는 표시가 항목 안에 있었어요. 그래서 검사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도정이 언제 됐는지도 잘 나와 있지 않고요, 생산연도도 속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쌀을 검사하지 않으니까 아예 미검사 표시를 없애 버렸어요. 정부에서도 무조건 검사하라고 바꿨고요. 조금 더 맛있는 밥을 드실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고 있습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저희는 왜 이런 정체불명의 혼합 쌀들이 쉽게 유통되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도정 시스템의 문제였습니다. 대부분 쌀은 국가가 내세우는 전략적인 품목이기 때문에 개인이 접근하기 어렵습니다. 한꺼번에 농협에서 수매해서 대부분 톤 단위 이상으로 감정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다 보면 쌀이 섞이면서 정체불명 혼합미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일까, 제가 가끔 강의에 가서 농민분들을 만나게 되면, “양이 아주 적어서 도정을 농협에 맡기는데 이런 것들이 다른 농부님들의 쌀이랑 섞여서 우리의 품종을 내세우지를 못한다. 우리의 브랜드가 나오지를 못한다. 결국에는 우리 쌀은 혼합미가 돼서 나간다”는 말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이 부분에서 문제의식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저는 SNS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하면서 “내가 쌀에 관심이 많은데 알고 보니까 혼합미 문제도 있고, 도정도 엉망이고, 우리가 식당에서 먹는 밥들도 이렇게 문제가 있다”라고 계속 문제를 제기했어요. ‘좋아요’를 누르며 동의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우리 모두 알고 있는 문제였던 거죠.

그런데 과연 제가 이렇게 문제를 제기했다고 해서 밥맛에 매우 예민했을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희와 계속 만나는 고객님들은 이렇게 말씀을 하세요.

“우리는 햇반을 많이 먹으면서 밥맛에 대한 기준이 어느 정도 생긴 것 같아요. 사 먹는 일회용품 같은 햇반이 이 정도의 밥맛을 내는데 왜 식당에 가면 이런 밥맛이 나오지 않을까요?” 아니면 “우리는 그냥 농협에 가서 20kg짜리 쌀을 사 와서 밥을 지었는데 왜 집에서는 햇반 같은 밥맛이 나오지 않을까요?”라고 관심사를 공유하며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습니다.

3. '밥업스토어', 맛있는 밥을 소개하다.  

밥업스토어에서 쌀 테이스팅을 하는 모습 ⓒ라이스앤컴퍼니

밥업스토어에서 쌀 테이스팅을 하는 모습 ⓒ라이스앤컴퍼니

“여러분 커피와 쌀이 유사하다는 거 아세요? 쌀도 커피처럼 많은 품종이 있어요. 현재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품종만 해도 300가지 정도가 되는데요, 이거 모르셨죠? 그냥 고시히카리가 맛있다고 드셨죠? 사실은 혼합미인데.”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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