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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때문에 어디로 대피해야 할 지"...울산 산불 대피 주민들 한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9일 오후 울산시 울주군 웅촌면 일원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번지고 있다. 사진은 중구 성안동에서 촬영한 산불. 연합뉴스

19일 오후 울산시 울주군 웅촌면 일원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번지고 있다. 사진은 중구 성안동에서 촬영한 산불. 연합뉴스

‘코로나19 감염 확산 우려로 청량 쌍용하나빌리지 주민 및 인근 주민은 가급적 집단대피시설 이동을 자제하고 지인 또는 친척 집으로대피하시기 바랍니다.’

19일 울산 대복리 한 야산에서 산불 #이날 오후 10시까지 산불 계속돼 #인근 아파트와 민가에 대피령 내려 #

19일 오후 1시47분쯤 울산시 울주군 웅촌면 대복리 한 야산에서 난 산불이 오후 10시까지 계속되면서 인근 아파트 등에 사는 주민들에게 대피를 안내 문자가 전달됐 다. 소방당국은 헬기 14대와 공무원 등 2700여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에 나섰으나 강한 바람이 불고 날이 어두워져 불을 끄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울산시는 산불 확산에 따른 민가 피해를 막기 위해 인근 쌍용하나빌리지아파트 단지 1600여 가구 등 주민 4000여 명에게 수차례에 걸쳐 대피 안내문자를 보냈다.

울주군은 산불 초기에는 대피 안내만 하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가급적 집단 대피 시설이 아닌 친척 집이나 지인 집으로 대피할 것을 권고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현재 소방당국에서 아파트 등에 저지선을 구축해 민가 쪽에피해 상황은 없다”며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돼 집단시설보다는 친척 집이나지인 집으로 대피할 것을 권고했다”고 말했다.
이날 대피문자와 함께 아파트에서 대피 안내 방송을 들은 주민들은 가족들과 함께 서둘러 아파트를 빠져나왔다. 회사원 김모(여·35)씨는“회사에 있는데 대피 문자가 와 놀라서 집으로 와 옷만 갈아입고 중요한 것만 챙겨서 방금 아파트를 빠져나왔다”며 “코로나19 때문에 숙박업소에 가기는 그렇고 본가는 타 지역에 있어 오늘은 아무래도 회사에서 밤을 새워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19일 오후 울산 울주군에서 산불 진화작업을 하던 민간 임차헬기가 추락하는 사고가 나 기장은 구조됐으나 부기장은 실종 상태다. 사진은 헬기가 물에 빠지기전 부딪힌 절벽 사고 현장. 송봉근 기자

19일 오후 울산 울주군에서 산불 진화작업을 하던 민간 임차헬기가 추락하는 사고가 나 기장은 구조됐으나 부기장은 실종 상태다. 사진은 헬기가 물에 빠지기전 부딪힌 절벽 사고 현장. 송봉근 기자

현재 대복리에서 시작된 산불은 건조주의보 속에 초속 17.6m 남서풍을 타고 인근 청량면 등으로 번지고 있다. 울산시는 이번 산불로 현재까지 피해 규모를 100㏊가량으로 잠정적으로 추정하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산불이 인근 아파트 단지 등으로 확산하지 않도록 저지선을 구축해 놓고 있어 현재까지 민가 피해는 없다”며 “밤에는 헬기 운항이 힘들어 공무원과 소방병력 등을 중심으로 진화를 하고 아침에 헬기를 다시 투입해 다시 불 끄는 작업을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3시 30분쯤 울산시 울주군 중리저수지 인근에서 산불 진화용 민간 임차 헬기가 추락했다. 당시 사고 헬기에는 2명의 탑승자가 있었으나 이날 오후 4시 45분쯤 기장이 구조됐다. 기장은 사고 직후 계속 구조요청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또 다른 탑승자인 부기장은 실종돼 수색작업을 벌였다.

울산=위성욱·백경서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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