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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교 겨눈 황교안 "정치는 약속, 미래한국당 대충 못넘어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래통합당 최고위원회의가 19일 국회에서 열렸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마스크를 고쳐 쓰고 있다. 오종택 기자

미래통합당 최고위원회의가 19일 국회에서 열렸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마스크를 고쳐 쓰고 있다. 오종택 기자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9일 미래한국당 비례 공천 논란과 관련 “이번 선거의 의미와 중요성을 생각할 때 대충 넘어갈 수 없다. 단호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통합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미래한국당이 국민 열망과 기대와 거리가 먼 모습을 보여 큰 실망과 염려를 안겨드리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날 미래한국당이 6시간 마라톤 회의 끝에 '5명 내외 비례 후보 조정'이라는 잠정 결론을 내렸음에도 이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공개 천명한 것이다.

황 대표는 또 “구태 정치, 나쁜 정치와 단절하겠다”라고도 했다. 이어 “이른 시일 내 문제를 바로잡아 승리의 길로 다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미래한국당 재창당 또는 지도부 인선 가능성에 대해 묻는 질문에 "지금은 그런 이야기를 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도 ‘정치는 약속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황 대표는 글에서 “정치는 약속이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은 사람의 존엄을 짓밟는 일”이라며 “약속을 쉽게 저버리는 정치인을 보면서 약속을 바위처럼 무겁고 들풀처럼 겸손하게 하자고 스스로 다짐한다”고 말했다. 통합당 내부에선 “사실상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를 겨냥한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공병호 미래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천관리위원회 회의 내용을 브리핑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공병호 미래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천관리위원회 회의 내용을 브리핑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미래한국당 공관위는 19일 회의를 열어 ‘5명 이내 비례후보 순위 조정’이라는 안을 확정할 예정이었다. 공병호 미래한국당 공관위원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오늘 완전히 마무리하고 봉합을 다 하고 내일부터 새 출발 하는 계획”이라며 “21번이었던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은 3번으로 배치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황 대표가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힌 만큼 미래한국당의 수정안이 이날 확정될지는 미지수다. 미래한국당 최고위원인 정운천 의원은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방향이 잘못된 것은 사실이다. 가능하면 다 조율해서 풀어내는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의 이날 반응은 후보 몇 명 교체하거나 순번을 바꾸는 수준이 아닌, 비례후보 전면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통합당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통합당 핵심관계자는 “흥정의 대상이 아니다. 몇 명 넣고 주고받고 할 대상이 아니다”며 “공조의 신뢰가 깨져버렸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핵심 관계자도 “20명 전체가 잘못됐다는 게 이쪽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통합당 안팎에선 ①새로운 비례정당 창당 ②미래한국당 최고위에서 한선교 대표 불신임 ③통합당 자체 비례후보 선출 등의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다만 후보등록 마감일(3월27일)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고, 당내 내홍이 본선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점은 부담스러운 요소다.

◆부산 북·강서을(김원성) 공천 취소=한편 통합당 최고위는 부산 북·강서을 지역구 공천을 받은 김원성 최고위원의 공천을 취소했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가 “흠결을 발견했다. 공천을 무효로 해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김 최고위원은 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 출신으로 이 지역 현역인 김도읍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최고위가 지난 12일 공관위에 김 최고위원 공천에 대해 재의를 요구했지만, 공관위는 이를 거부한 적이 있다. 김 최고위원의 공천이 취소될 경우, 서울 강남을 공천이 무효화 된 최홍 전 ING 자산운용 대표에 이어 두 번째 최고위발 공천 무효 사례가 된다. 황교안 대표는 김 최고위원의 최고위원 직을 유지할지에 대해선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통합당 최고위는 또 인천 연수갑, 의왕ㆍ과천, 시흥을 등 3곳을 공천 재의 요구했다. 김진용 전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이 공천된 인천 연수갑은 경선 때 제출한 경력에 문제가 발생해 재의를 요구했다고 한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당 최고위원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연수갑은 경선 때 제출했던 경력에 잘못된 부분이 있었다”며 “선관위의 결정 사항이 있어서 재의 요청을 했다”고 말했다. 청년벨트에 속한 의왕ㆍ과천(이윤정 전 여의도연구원 퓨처포럼 공동대표)과 시흥을(김승젊은한국 대표)은 후보자의 경쟁력이 문제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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