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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필락시스 쇼크

중앙일보

입력

전신적인 아나필락시스 반응은 수분에서 한두시간 정도에 발생하는 즉시형 과민반응의 하나로 가장 극적이면서도 치명적일 수 있는 것으로서, 우리 신체의 어느 장기라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폐, 순환기, 피부, 신경계, 소화기에 빈번하게 병변을 발생한다. 이런 반응으로는 가벼운 것으로는 가려움증이나 두드러기로 부터 심하면 쇼크나 사망을 초래하기도 한다. 페니실린 주사를 맞고 주사바늘을 뽑은지 수분내에 호흡곤란을 일으키며 쓰러지는 소위 페니실린 쇼크도 바로 이 아나필락시스의 극적인 예이다.
이들 반응은 비록 이들의 발생기전이나 매개물질이 많이 밝혀지긴 했으나 폭발적이고 예측불가능하여 치료가 곤란할 경우가 상당히 자주 있다.

전신적인 아나필락시스 반응의 증세는 다양하고, 원인이 되는 물질이 도입된 경로 및 도입 속도(경구, 피부 혹은 주사), 과민도의 정도, 도입된 양에 따라 달라지는데, 수분이내로 부터 수시간내에 반응이 생기나 대체로 노출후 1시간 이내에 발생한다.
가장 흔한 증상은 가려움증, 발적, 홍반, 두드러기 등의 피부반응을 보이고 심하면 혈관신경성부종(안면과 입술등이 붓는 증세)이 생긴다. 눈, 코, 입, 혀의 가려움증과 부종으로 음식을 삼키는 데나 호흡에 지장을 초래할 수도 있다. 더욱 심한 반응으로는 후두, 후두개염 및 주변 조직의 부종이 생겨 상부기도의 폐색으로 질식을 일으키거나, 하부 기도의 기관지 수축으로 천식때와 마찬가지로 호흡곤란, 천명, 흉부압박감을 초래할 수 있다. 피부와 호흡기 뿐아니라 순환기에도 심혈관 허탈 및 쇽을 일으킬 수 있다. 어지럼증, 실신, 경기, 의식혼미, 혼수등이 올 수 있다. 소화기도 흔히 침범되는데 구역, 구토, 심한 복통 및 설사가 나타날 수 있다.

일단 아나필락시스가 생기면 반드시 원인물질을 찾아내어 이를 피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노출은 피할 수 없을 경우는 일단 약물치료와 예방을 위한 면역치료가 중요한 치료방법이 된다.

◑ 역사 ◐

아나필락시스란 1902년 프랑스의 면역학자인 Portier 와 Richet가 처음 사용한 의학용어로서 그리스어의 ana(뒤쪽의, 거꾸로의 뜻)와 phylaxis(보호, 방어의 뜻)가 합쳐져 만들어진 것이다.
즉 독성물질을 치명량 이하로 실험 동물에 반복 주사하여 이 물질에 대한 내성을 유발하려는 시도를 하였는데, 일부의 실험동물에서는 기대하던 면역 반응과는 반대로 오히려 훨씬 소량을 주사한 후 수분내에 죽는 것을 관찰하여 이를 예방을 뜻하는 prophylaxis에 대비하여 사용한 것이 시초였다.
이러한 아나필락시스는 후천적으로 생기는 것으로 동일 물질에 노출된 후 수 주 후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가지의 항원으로 작용할 수 있는 단백질이나 약물 등이 원인이 되어 발생할 수 있다.
즉 아나필락시스란 어떤 물질에 노출되어 과민하게 된후(의학용어로는 감작: sensitization) 다시 그물질에 노출될 때 발생하는 면역학적인 기전에 의한 급격하고도 전신적인 신체반응 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비 면역학적 기전에 의하지만 나타나는 증세가 비슷한 경우는 정확하게는 아나필락시양 반응이라고 구분하나 일반적으로는 통상 양자를 모두 아나필락시스라고 부른다.

◑ 아나필락시스 반응의 원인 물질 ◐

역사적으로는 B.C 2640년 에집트의 파라오가 말벌에 쏘인후 즉사했다는 기록이 상형문자로 기록된 것이 있고, 20세기 초에 디프테리아나 파상풍의 치료제로 항독소를 제조할때 말을 사용하여 제조한 말혈청에 대한 면역반응으로 전신 아나필락시스 반응이 문제가 되었다.
최근에는 치료제나 진단목적으로 사용되는 물질이 늘어나면서 원인물질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일부 특정인(소위 과민체질인 사람)에서는 특수 면역 항체를 만들어 면역 반응으로 발생하거나 X-선 촬영시 조영제에 의한 아나필락시스처럼 약물자체가 직접 비만세포나 호염구로부터 화학매개물질을 유리시켜 발생하기도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특이할 만한 원인이 없이도 반복하여 발생하는 특발성 아나필락시스도 있다.

알려진 원인 물질로는 항생제(특히 페니실린 제제)와 X-선 조영제(혈관촬영, 척수촬영 등에 사용되는)가 치명적인 아나필락시스를 가장 많이 일으킨다. 조영제의 경우 전신반응을 일으킨 환자의 약 10% 정도가 사망한다. 그 다음으로는 벌, 개미 등(막시목, hymenoptera)에 쏘여 사망하는 경우이다.
아나필락시스 반응에서 흥미있는 사실은 한번 아나필락시스를 일으켰던 사람이 다시 그 물질에 노출되더라도 모든 사람에서 반드시 아나필락시스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반응이 일어나더라도 첫번째 보다는 가볍게 나타나는 것이 보통이다. 재 노출되는 시기, 노출된 원인 물질의 용량, 경로에 따라 반응이 달라지나 대체로 페니실린의 경우는 10∼20%, X-선 조영제에는 20∼40%, 곤충에 쏘인 경우는 40∼60%에서 아나필락시스가 재발할 위험이 있다고 추정 된다.
전신 반응이 일어나는 것은 식품 등 경구적으로 노출될 때 보다는 직접 근육이나 혈관 주사를 통한 경우가 증세가 빨리 나타나고 심하다.

◑ 진단 ◐

전신적인 아나필락시스는 거의 전적으로 전형적인 임상증세가 외부물질의 노출과 시간적으로 상관있게 연결되어 나타나는 것으로 알 수 있다. 필수적으로 기도 폐색, 저혈압, 소화기 증상, 전신적인 피부반응이 한가지 혹은 여러개가 있어야만 한다. 병력이나 발병직전 원인물질에 노출이 된것 외에도 이물질에 대한 과민반응이 피부검사나 면역학적 검사로 증명되면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아나필락시스와 비슷한 증세를 보이는 상황들-예를 들어 혈관 미주신경반사성 실신(소위 졸도하는것), 경기, 심근 경색, 부정맥, 천식, 외부물질에 의한 질식 등은 구별 되어야 한다. 비슷한 피부반응을 일으키는 비만세포증식증, 카시노이드 증후군, 선천성 혈관부종, 약물 반응 등도 배제 되어야 한다.

◑ 치료 ◐

모든 알레르기성 질환에서와 같이 위험인자를 가진 사람은 원인물질로 부터 회피시키고 예방적조치를 하는 것이 치료의 기본이다.
대부분의 심한 아나필락시스는 예고없이 갑자기 발생하므로, 이 경우는 신속히 아나필락시스를 진단해야 한다. 즉 반응의 진행 및 정도를 빨리 파악하여, 의심되는 원인 물질의 흡수나 주입을 즉시 중지 시키고, 혈압등을 유지 시키는 치료를 시행하므로 즉각적으로 병원으로 이송하여 응급처치를 받도록 하여야 한다.

곤충에 의한 아나필락시스가 있는 환자들은 응급용 에피네프린 주사제를 야외에 나갈때는 반드시 지참하여 곤충에 쏘이면 바로 본인이 주사한 후 병원으로 가도록 해야한다. 그리고 한번 아나필락시스 반응을 일으킨 병력이 있는 사람은 원인 물질을 분명히 밝혀, 다시는 그 물질(대표적으로 항생제, 소염제, 조영제 등)이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 해야 하며 진료시 의사에게 알려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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