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내막 손상도 임신 길 열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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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란유도·내막 개선 병행 치료기간 단축 임신율 제고

불임의 원인인 자궁내막 손상이 있는 경우에도 자궁내막의 기저층이 완전 소실되지 않고 6~7mm정도만 남아있다면 임신에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됐다.

아주의대 권혁찬(산부인과학)교수팀이 자궁내막 경화증 환자에게 자궁내막을 증식시키는 에스트로젠 호르몬과 과배란 유도법을 병합하는 새로운 시술법을 시행한 결과 자궁내막의 두께가 6 또는 7mm미만으로, 비정상적으로 얇은 경우에도 임신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시술법은 자궁내막 경화증 환자에 대한 기존의 불임치료인 배란 유도과정과 내막을 개선시키는 과정을 몇달에 걸쳐 별도로 하던 것을 동시에 병합한 것이다. 이를 자궁내막 두께가 7mm미만으로 배아가 착상되지 않아 임신이 어려운 자궁내막 경화증 환자 105명에게 적용한 결과 75명(71.4%)에서 배아이식전 내막의 두께가 7mm이상으로 개선됐고 유산가능성이 거의 없는 3~5개월 지속임신율도 일반 불임환자의 체외수정 평균임신율 20~30%에 가까운 23.8%(25명)까지 올라갔다.

그동안 자궁내막 경화증 환자에서 체외수정 및 배아이식술은 2.4%, 최근까지 최선의 방법으로 알려진 배아동결보존후 이식술은 17.7%의 지속임신율을 보였다.

체외수정과 내막증식을 별도로 시행하는 기존의 불임치료는 치료기간이 매우 길며 비용이 비싸고 배아동결 및 해빙과정에서의 손상이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권교수팀의 방법은 고농도의 에스트로젠 호르몬을 통한 내막개선 과정을 배란유도과정 전부터 미리 시작, 배란유도 초기까지 병합치료해 내막이 증식될 수 있는 시간을 늘려줌으로써 임신율을 높일 뿐만아니라 전체 치료기간을 단축시켜 환자의 경제적 · 시간적 부담도 줄일 수 있다.

조명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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