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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씨병(말초혈관질환)

중앙일보

입력

이 질환은 말초 동맥의 혈전성 염증으로 인한 동맥의 폐색에 의해 증세가 나타나며, 유태인이나 한국, 일본, 대만 등에서 서구보다 발생 빈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970년대 까지만 해도 거의 대부분의 폐색성 동맥 질환은 모두 이 병으로 진단하였으나 최근에 들어서는 우리나라에서도 동맥경화에 의한 동맥 폐색증이 4-5 배 더 많이 보고되고 있어서 이 질환의 발생 빈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아마도 혈관 질환에 대한 지식 및 진단 방법의 발달에 기인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직까지 이 병의 직접적인 원인은 규명되고 있지 않으나 여러가지 원인적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나이, 성별, 종족, 유전적요인, 자가면역성, 직업, 흡연등이 이차적인 원인적 요소들인데 그중에서도 흡연은 이 병의 원인 및 진행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특히 20세 이전, 일찍부터 흡연을 시작하여 중독성으로 습관이 붙은 남자들에서 대부분 발병하고 여성 흡연자의 경우는 거의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성호르몬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사회 경제적으로 빈곤한 계층에서 주로 호발하며, 한냉 노출이나 곰팡이 감염도 원인의 한 요소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또 이들 환자들에서는 혈중 피브리노겐치가 다소 높아서 혈액의 과응고 상태나 혈소판의 과응집 상태 또는 교감신경의 과민상태로 오는 말초혈관 수축 등도 원인적 요소로 추정됩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흡연을 습관적으로 하는 20-40대 남자들이며, 가장 많은 증상은 겨울철에 발이 몹시 시리다고 호소하며 보행중 발목이나 발바닥의 파행증(일정한 거리를 보행하였을때 나타나는 통증으로 잠깐 휴식하면 소실된다.)이 많이 나타나고, 상당수에서 하지에 표재성 혈전성 정맥염의 과거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환자들이 발이나 발가락에 손상을 입거나, 침, 뜸등으로 피부 궤양이나 궤저가 생기면 잘 낫지 않고 아주 심한 휴식시 동통이 생기게 됩니다.

신체검사에서 주로 발목 이하의 피부온도가 그 상부보다 차며, 발등과 내측 발목 부위의 동맥 맥박이 촉지되지 않고, 가끔 하지의 표재성 혈전성 정맥염의 소견이 보입니다. 대개 무릎 상부의 동맥 맥박은 잘 촉지되고, 오랜 병력을 가진 환자들은 발이 벌겋게 변색되는 현상도 보입니다.

진단은 혈관 초음파검사로 간단히 할 수 있으며 동맥 조영술은 대개 수술을 전제로 입원한 환자에서 시행하게 됩니다. 동맥 촬영 사진을 보면 정상 대퇴 동맥이 보이다가 갑자기 폐색된 부위가 나타나고 폐색 부위 이하로는 부혈 행로가 많이 발달되어 소위 나무뿌리 같은 모습을 보입니다.

이 병의 완치 방법은 아직 없습니다. 치료에서 가장 우선적이고 중요한 것은 환자로 하여금 완전 금연하게 하는 것입니다. 금연으로 병의 진행을 어느 정도 정지시킬 수 있고 증세를 호전시킬 수 있습니다. 최근에 와서 항혈소판 응집과 말초동맥확장 작용을 가진 프로스타그란딘 E1등의 약제가 어느 정도 이 병의 치료에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외과적 치료로는 교감신경절제술과 동맥우회로술이있는데 교감신경절제술은 그 효과가 영구적인 것은 아니지만 심한 동통이 있거나 발에 궤양이나 궤저가 있는 경우에 그 증상을 상당히 완화시킬 수가 있으며, 동맥우회로술은 전체 환자의 약 25% 만이 대상이 되는 방법으로 말단부의 동맥의 상태가 좋아야 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이상의 치료로도 효과가 없을 때는 결국 절단술을 시행할 수 밖에 없으며 사지
절단율은 대개 10년에 약 20%의 환자가 받게 됩니다.

그러나 이들 환자들의 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절대 금연이며 다리나 발에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조심하고 적당한 운동으로 부혈행류가 잘 발달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 병으로 인해 생명의 단축이 오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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