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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다우지수 9.99% 대폭락…1987년 블랙먼데이 이후 최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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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또 급락. 로이터=연합뉴스

뉴욕증시 또 급락.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뉴욕증시에 이번엔 ‘검은 목요일’이 덮쳤다.

1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352.60포인트(9.99%) 하락한 21200.6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60.74포인트(9.51%) 떨어진 2480.6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도 750.25포인트(9.43%) 떨어진 7201.80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지난 9일 2013.76포인트로 무너진 지 사흘 만에 또다시 대폭락 장세를 보였다. CNBC방송에 따르면 다우지수 120년 역사에서 최악으로 기록된 1987년 ‘검은 월요일’ 이후 하루 기준 가장 큰 낙폭이다.

이날 뉴욕증시는 개장과 동시에 폭락세를 보이면서 주식거래가 일시 중지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다.

시장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한 미국의 유럽발 입국 금지가 악재로 작용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영국과 아일랜드를 제외한 유럽 국가에서의 미국 입국을 30일 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유럽 연합(EU)이 즉각 강한 불만을 표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라 입국 금지 기간이 늘어날 수도 줄어들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선 이번 조치가 양 지역 경제에 미칠 영향이 클 것이라는 공포가 급부상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주요 정책 당국이 몇 가지 경기 부양책을 내놨지만 효과는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기업에 저금리 대출을 제공하고, 일부 개인과 사업체의 납세 연기를 허용하는 등 다양한 경기 부양책을 내놨다. 그러나 시장의 공포는 회복되지 않았다. 지난 10일 발표한 ‘급여세 감면’ 제안이 의회 내 지지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에 투자 심리는 더 위축됐다.

여기에 유럽중앙은행(ECB) 조치가 기대에 못 미쳤던 점도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ECB는 기준 금리인 레피(Refi) 금리를 0.0%, 예금 금리를 마이너스(-) 0.5%로 동결했다. 예금 금리가 인하될 것이란 시장 기대와 어긋났다.

ECB는 새로운 장기대출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양적완화(QE)도 연말까지 한시적으로1200억 달러 추가 확대하기로 했지만, 시장 불안을 달래지는 못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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