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책 의욕상실" 생산 중단 선언 업체, 마스크 생산 재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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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덴트 홈페이지 입장문 [중앙포토]

이덴트 홈페이지 입장문 [중앙포토]

정부의 마스크 수급대책에 어려움을 호소하며 ‘생산중단’까지 선언했던 치과재료 제조·유통업체 이덴트가 8일 마스크 생산을 재개하기로 했다. 생산중단 선언 사흘만이다.

대한치과의사협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덴트가 마스크 생산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을 전해왔다”며 “(그동안) 치협은 정부와 이덴트 사이에서 중재 노력을 기울여왔다. 원만히 해결된 데 대해 환영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김철수 치협 협회장이 중재에 적극 나섰다.

앞서 5일 이덴트는 홈페이지에 입장문을 내고 마스크 생산을 중단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신선숙 이덴트 대표는 해당 글에서 “조달청이 생산원가의 50% 정도만 인정해 주겠다는 통보와 함께 일일 생산량의 10배에 달하는 생산수량 계약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달청 계약은 정부가 마스크 제조업체에 생산량 80%를 일괄 매입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마스크 생산업체에 파견된 군장병. *기시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뉴스1

마스크 생산업체에 파견된 군장병. *기시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뉴스1

이덴트의 하루 평균 최대 마스크 생산량은 240통(1만4400개)로 알려졌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마스크 생산라인에 인원을 한 명 더 충원했고, 연장·휴일 근무까지 동원해 이 물량을 맞추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조달청 계약(올 상반기 896만장)대로라면, 하루도 쉬지 않고 7만8000장 가까운 마스크를 생산해야 한다.

조달청은 이덴트 생산중단 선언 하루 뒤 “계약 내용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안내가 미비했고, 수량 표시 착오(10배)를 발견했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이덴트는 8일부터 우선 직원 3명을 투입, 일부 마스크 생산재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공식입장도 조만간 낼 계획이라고 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이덴트가 조달청 계약) 물량이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다 보니 정부시책을 거부하는 쪽보다는 아예 생산을 접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치협은 정부에 이덴트 측의 생산물량을 치협에 공급해줄 것을 요청했다. 김철수 협회장은 “치협은 이덴트 측의 바람과 같이 재개하는 덴탈 마스크 전량을 치협을 통해 치과 의료기관에 공급해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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