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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방치 비판받던 시진핑...분위기 반전에 '뒷북' 방문하나

중앙일보

입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일 칭화대학 의학원에서 신종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착수한 의료진 시찰에 나섰다. [중국 신화망]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일 칭화대학 의학원에서 신종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착수한 의료진 시찰에 나섰다. [중국 신화망]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가까운 시일 내 중국 우한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홍콩 명보가 6일 보도했다. 베이징 소식통은 “시 주석이 조만간 후베이성 우한을 찾아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작업을 시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 조만간 우한 시찰 예정...진인탄 병원 방문도” #우한 방문 예견된 수순...우한시민 반감에 촉각 #우한 찾은 쑨춘란 부총리에 주민들 "가짜 조치" 항의 세례

소식통은 “신종 코로나가 아직 전환점에 도달한 것은 아니지만 완화 추세는 분명하다”며 “먼저 우한 진인탄(金銀潭) 병원을 둘러본 뒤 훠션산(火神山) 병원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훠션산 병원은 병상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우한의 위기 상황에서 단 10일 만에 완공한 1000병상 규모의 임시 병원이다. 우한시 아파트를 찾아 현지 주민을 만나고 이들을 위로하는 일정도 포함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중국 내에서 점차 안정을 찾아가자 신종 코로나가 처음 어디에서 시작했는가 하는 발원지와 관련한 열띤 논쟁이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중국 인민망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중국 내에서 점차 안정을 찾아가자 신종 코로나가 처음 어디에서 시작했는가 하는 발원지와 관련한 열띤 논쟁이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중국 인민망 캡처]

시 주석의 우한 방문은 시기의 문제일 뿐 예견된 일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우한의 현재 사망자 수는 2305명으로 중국 내 전체 사망자(3045명)의 78.1%에 이른다. 누적 확진자 수도 4만 9797명에 달하는 등 신종 코로나 최초 진원지인 우한은 중국 최대 피해 지역이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지난 1월 27일 이미 우한을 찾았다. 반면 시 주석은 2월 10일 베이징의 차오양(朝阳)구 동사무소 방문과 지난 2일 중국 군사의학연구원, 칭화(淸華)대 의학원을 시찰한 것이 신종 코로나 관련 공개 행보의 전부다. 시 주석은 1월 28일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과 만나 “모든 지휘는 베이징에서 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정작 우한은 찾지 않았다.

우한 시찰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는 시 주석의 방문 타이밍을 저울질하는 분위기다. 비등하던 시 주석에 대한 비판 여론은 최근 신종 코로나 확산 추세가 꺾이면서 사그라들고 있다. 여기에 한국ㆍ일본ㆍ이탈리아ㆍ이란 등 해외 신종 코로나 환자 증가 속도가 중국보다 빨라지면서 중국 정부는 자국이 코로나 퇴치 모범 국가라며 그간 경험을 바탕으로 피해 국가를 돕겠다고 선전에 나섰다.

지난달 27일엔 신종 코로나 최초 발원지가 우한이 아닐 수 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최초 감염자가 우한 수산물시장을 방문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앞세웠다.

지난 5일 우한시 아파트를 찾은 쑨춘란(왼쪽에서 두번째) 중국 부총리. [명보 홈페이지 캡쳐]

지난 5일 우한시 아파트를 찾은 쑨춘란(왼쪽에서 두번째) 중국 부총리. [명보 홈페이지 캡쳐]

그럼에도 우한의 분위기는 여전히 심상치 않다. 지난 5일 쑨춘란(孫春蘭) 부총리가 왕중린(王忠林) 우한시 당서기와 함께 우한시 칭산(靑山)지구 아파트 주민을 찾았다가 봉변을 당했다. 아파트 주민들은 쑨 부총리를 향해 “전부 가짜”라며 고성을 지르며 항의했다. 우한시 정부가 최근 돼지 고기 한 근(500그램)을 10위안(1700원)에 구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선전했으나 주민들은 전혀 살 수 없다면서다.

쑨 부총리의 방문에 앞서 정부는 자원봉사자들을 동원해 야채와 고기를 가정에 배달하도록 했으나 ‘물건 배달은 가짜’라는 글이 웨이신(微信ㆍ중국식 카카오톡)에 올라오기도 했다. 우한의 민심이 여전히 예전같지 않다는 방증이다. 중화권 인터넷 매체 둬웨이(多維)는 “쑨 부총리가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고 전했다.

베이징=박성훈 특파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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