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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서 자란 ‘김사부’ 안효섭 “콩글리시 발음 안돼 혼났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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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안효섭은 ’가수 아닌 배우를 선택한 것에 대한 후회는 없다. 기회가 되면 영미권 진출도 해보고 싶다“고 했다. [사진 스타하우스엔터테인먼트]

안효섭은 ’가수 아닌 배우를 선택한 것에 대한 후회는 없다. 기회가 되면 영미권 진출도 해보고 싶다“고 했다. [사진 스타하우스엔터테인먼트]

“김사부가 그랬다. 사람은 믿어준 만큼 자라고, 아껴준 만큼 여물고, 인정받는 만큼 성장하는 법이라고.”

‘김사부’ 시즌2서 서우진역 활약 #“한국어 서툴러 아직도 단어 공부”

SBS ‘낭만닥터 김사부 2’(강은경 극본, 유인식·이길복 연출)는 명대사가 넘쳐나는 드라마였다.

“키우는 어항이나 수족관의 크기에 따라서 관상어의 크기가 변한다”는 코이의 법칙을 증명이라도 하듯 김사부(한석규)는 돌담병원을 거대한 어항으로 만들었다. 각종 트라우마로 의사로서 제구실하기 힘든 ‘모난 돌’을 품어 수술실에서 날개를 펼칠 수 있는 ‘둥근 돌’로 길러낸 것. 덕분에 시즌 1 강동주(유연석)와 윤서정(서현진)은 물론 시즌 2에서 바통을 이어받은 서우진(안효섭)과 차은재(이성경)까지 쑥쑥 자랐고, 시즌 2는 시청률 27.1%를 기록하며 종영했다.

그중 서우진 역을 맡은 배우 안효섭(25)은 이번 시즌 최대 수확으로 꼽힌다. 생활고로 세상을 등진 가족 중 홀로 살아남아 빚쟁이들에게는 학자금 대출 독촉에 쫓기고, 내부 고발로 믿었던 선배와 틀어진 와중에도 김사부가 좇는 낭만을 따라나선 인물로 복잡다단한 감정을 온몸으로 소화해낸 덕분이다. 3일 서울 논현동에서 만난 안효섭은 “시즌 1이 워낙 큰 사랑을 받아 부담된 건 사실이지만 이렇게 좋은 작품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며 “현장의 모든 분이 자신감을 넣어주고, 기다려주고, 넘어져도 잡아준 덕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한석규(56)를 ‘연기 사부’이자 ‘아버지 같은 분’이라고 했다. “무슨 말을 하든 간에 진짜여야 한다”는 말을 달고 사는 한석규와 함께 한 모든 순간이 배움의 연속이었단다. “첫 미팅 때 사흘간 낚시를 하고 그 복장 그대로 오셨는데 마네킹 같더라고요. 인간성, 아니 인간미가 없다고 해야 하나. 그런데 항상 곁을 지키며 진짜를 끌어내 주셨어요. 카메라가 저만 찍고 있을 때도 앞에 서서 연기를 해주셨어요. 정말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매번 최선을 다해서요.”

박민국(김주헌) 원장과의 대립 신을 촬영할 땐 “나는 지금 한석규다, 내가 바로 김사부다”라고 주문을 외웠다는 안효섭은 “그러면 스파크가 팍팍 튀면서 싸워도 안 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7살 때 캐나다에 이민을 갔다가 17살 때  JYP엔터테인먼트 연습생으로 발탁돼 한국으로 돌아왔다. 안효섭은 “의학 용어 중 영어가 많아서 더 편할 줄 알았는데 발음이 도리어 복병이었다”고 했다. “하이브리드 룸, VIP 등 영어 단어를 말할 때마다 NG가 많이 났어요. 혀 좀 그만 쓰라고 지적을 받았죠. 그래서 콩글리시로 전환하는 과정이 필요했어요. 하하.” 2015년 데뷔 당시 한국어가 서툴다는 지적에 지금도 틈틈이 사전을 찾아본다고 한다. 발음 때문에 감정 깨지는 게 싫어서 아나운서 학원에 다니기도 했다.

스타하우스엔터테인먼트 소속 배우 곽시양·권도균·송원석과 함께 배우 그룹 원오원으로 활동한 안효섭은 “나름 3집 가수”라며 웃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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