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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현 "김여정 '겁먹은개' 비난, 文과 갈라서겠다는 예고문"

중앙일보

입력

2018년 2월 서울에서 열린 북한예술단 공연을 관람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연합뉴스]

2018년 2월 서울에서 열린 북한예술단 공연을 관람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연합뉴스]

무력도발 자제를 요구한 청와대를 향해 북한 김여정 제1부부장이 "겁먹은 개가 더 짖는다"(3일)고 비난 담화를 낸 것과 관련,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4일 "(북한이) 문 정부와의 공조를 끝내고 갈라서겠다는 예고문"이라고 평가했다.

윤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북 담화문은 노동당 제1부부장 자격으로 발표됐다. 북한 정권 핵심부의 공식적이고 명시적인 입장이란 뜻"이라며 "김여정은 그간 대남 비난 공세에 직접 나서지 않고 완충지대를 형성했다. 그런 그가 원색적인 비난전에 직접 나선 것은 북한 정권 안에서 유화적 목소리가 소멸했다는 뜻"이라고 했다.

윤 위원장은 또 "향후 북한 정권이 김씨 일가 왕조체제 안정화를 굳혀 4대 세습을 준비하고 이를 위해 핵 무장력 확대와 대한민국 인질화 전략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더 늦지 않게, 파국 앞에 맨손으로 서게 되지 않도록 정부의 냉철한 대응을 촉구한다"고 했다.

전희경 통합당 대변인도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백두혈통에 머리 조아리던 문재인 정권이 보기 좋게 걷어차인 모양새다. 비난 담화는 시진핑 주석 앞에서 그토록 공손하던 김여정의 모양새와 대비된다. 대한민국 국민의 자존심이 짓밟힌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일 3·1절 기념식에서 "북한은 물론 인접한 중국과 일본, 가까운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해야 비전통적 안보 위협에 대응할 수 있다. 북한과도 보건 분야의 공동협력을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튿날(2일) 북한은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쏘았다. 청와대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관계부처 장관회의를 열어 군사적 긴장을 초래한 북한의 행위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하고 중단을 촉구했다.

그러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비난 담화가 3일 나왔다. 김 부부장은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는 담화에서 "남쪽 청와대에서 '강한 유감'이니, '중단요구'니 하는 소리가 들려온 것은 우리로서는 실로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주제넘은 실없는 처사", "적반하장의 극치"라고 했다. 이어 "참으로 미안한 비유이지만 겁을 먹은 개가 더 요란하게 짖는다고 했다. 딱 누구처럼…"이라고 덧붙였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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