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예수교 측이 “이만희 총회장이 기자회견에 차고 나온 시계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직접 받은 것이 아니라 성도(신자)로부터 받은 것”이라고 2일 밝혔다.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총회장은 이날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에 ‘박근혜’라고 적힌 금색 시계를 차고 나왔다. 이에 대해 신천지 관계자는 “시계는 6~7년 전 정치활동을 했던 성도로부터 받은 것”이라며 “당시 그 성도는 총회장이 몇만원짜리 시계를 차고 있는 것을 보고 자신이 가진 '박근혜 시계'를 선물했다”고 설명했다.
“정치적 의미 없어. 확대 해석 말라”
신천지 측은 이 총회장의 ‘박근혜 시계’에 “정치적 의미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신천지 관계자는 “이 총회장은 평소에도 정치권과 엮이는 것을 경계한다”며 “신천지 연설은 항상 성경으로 시작해 성경으로 끝난다”고 덧붙였다.
신천지에 따르면 이 총회장에게 시계를 선물한 성도는 과거 새누리당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는 장로급 남성이라고 한다. 해당 장로는 이 총회장에게 정세균 전 국회의장(현 국무총리)의 이름이 적힌 시계도 선물했다고 한다.
신천지 관계자는 “이 총회장이 기자회견 전 어떤 시계를 찰지 고민했지만 별생각 없이 ‘박근혜 시계’를 고른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정당 활동을 하는 성도들이 있지만 신천지 차원에서 정치적 행동을 하는 경우는 없다”고도 말했다.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이 총회장은 2일 오후 3시쯤 본인이 머무는 경기도 가평 평화의 궁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총회장은 기자단을 향해 큰절한 뒤 “정말 죄송하다”며 “신종 코로나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인적·물적 자원을 아끼지 않으며 최선의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박근혜 청와대 관계자 "금장 시계 만든 적 없어"
이 총회장의 금장 시계가 논란이 되자 일부에선 박근혜 정부 시절 국회의원에게 전달된 시계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러나 미래통합당의 친박계 의원은 “은장 시계를 받은 적은 있지만 금장 시계는 들어본 적 없다”고 밝혔다.
박근혜 청와대 관계자도 “당시 청와대에서 만든 시계는 은장 시계 한 종류뿐이었다. 금장 시계는 없었다”고 말했다. 2016년엔 대통령 시계를 위조한 업자에게 징역형이 선고되기도 했다.
편광현 기자 pyun.gwang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