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3%에서 2%로 내려 잡았다. 지난해 2% 성장하며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성적을 냈던 한국 경제가 올해도 반등하긴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다. 발목을 잡은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다.
코로나로 기존보다 0.3%p 하향 #"선제적인 금리 인하 필요하다"
OECD는 2일(현지시간) 발표한 중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지난해 11월 대비 0.3%포인트 내려 잡았다. 코로나19에 따른 중국 경제의 충격이 한국에 고스란히 전달될 거라는 이유에서다.
OECD는 이날 올해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5.7%에서 4.9%로 대폭 낮췄다. 보고서는 “한국 경제는 중국과 밀접히 연관돼있는 만큼 코로나19 영향이 상대적으로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성장률은 기존에 예상한 2.3%를 유지했다.
OECD는 일본(0.6 → 0.2%)과 호주(2.3 → 1.8%)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한국과 같은 이유로 하향 조정했다.
세계 경제도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OECD는 내다봤다. 보고서는 “코로나 19로 글로벌 밸류 체인, 관광업, 금융시장, 경제 심리 등이 영향을 봤을 것”이라며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2.4%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11월 전망치는 2.9%였다.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은 기존 2%에서 1.9%로, 유로존은 1.1%에서 0.8%로 각각 낮췄다.
OECD의 이런 전망은 그나마 다른 기관보다는 낙관적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최근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6%로 대폭 낮췄다. 앞서 무디스도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9%로 조정했다. 그만큼 코로나19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한국경제학회장)는 “코로나19 여파로 자영업자 등이 이미 광범위하게 피해를 보고 있다”며 “앞으로 코로나19에 따른 파장이 얼마나 이어질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OECD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한국이 기준금리를 낮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고서는 “코로나 19 영향을 크게 받은 국가들은 공중보건 지원, 기업과 노동자의 단기 피해 지원 등 맞춤형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한국과 호주 등의 경우 예방적 정책금리 인하가 경제 심리 회복과 부채조달 비용 인하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이달에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아울러 OECD는 “공공투자 등 재정의 적극적 역할 확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