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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90대 고령 환자 머문 요양병원 감염 확산···최악 상황 온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되는 가운데 24일 오전 월요일 출근길에도 대구도시철도 3호선 모노레일 전동차 내부가 한산한 모습이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되는 가운데 24일 오전 월요일 출근길에도 대구도시철도 3호선 모노레일 전동차 내부가 한산한 모습이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전파 양상이 지역사회 감염으로 넘어갔다. 이런 상황 속 불안감을 더 키우는 것이 속속 발생하고 있는 의료기관 내 감염이다.

고령 환자들이 머무는 요양병원에서 확진자가 나오고 환자를 가까이에서 돌보는 간병인과 사회복지사 등이 의료기관 종사자의 확진 판정이 이어지며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떨어진 고령 환자의 경우 감염되면 더 위급한 상황에 처해질 수 있어서다. 특히 환자와의 접촉이 빈번한 사회복지사와 간병인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감염원이 될 수도 있다.

대구 요양병원서 확진자 2명 발생

24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와 대구시에 따르면 이날 대구 동구 율하동 효사랑요양원에서 생활 중인 A씨(94·여)와 B씨(89·여)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 등은 현재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대구의료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재 심각한 중증 증상은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80~90대 고령이라 상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24일 오후 부산 연제구 아시아드요양병원과 같은 건물을 쓰는 1층 한 병원에서 병원 관계자가 방역하고 있다. 부산시는 이 병원 사회복지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병원을 코호트 격리했다. [연합뉴스]

24일 오후 부산 연제구 아시아드요양병원과 같은 건물을 쓰는 1층 한 병원에서 병원 관계자가 방역하고 있다. 부산시는 이 병원 사회복지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병원을 코호트 격리했다. [연합뉴스]

확진 사회복지사 병원 전층 오가  

사회복지사가 확진 판정을 받은 부산의 한 요양병원은 비상이다. 지난 23일 부산 연제구 아시아드 요양병원의 사회복지사 C씨(56·여성)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보건당국이 11층 건물의 4~11층을 사용하고 있는 이 요양병원의 폐쇄회로 TV(CCTV) 확인결과 C씨가 사실상 전 층을 돌아다닌 ‘동선’이 드러났다.

요양병원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사는 주로 병원 직원과 환자 등을 대상으로 한 복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그렇다보니 환자와 직원 다수와 접촉할 수밖에 없다. C씨 역시 다수를 접촉했다고 한다.

이 병원에는 요양환자 193명이 입원해 있고, 입원 환자의 30%는 중증질환자다. 환자 외 근무 인원은 요양보호사와 일반직원을 포함해 100여명가량이다.

부산시, 해당 병원 코호트 격리 

이에 부산시는 아시아드 요양병원에 대해 24일 오전 2시부터 다음달 7일까지 코호트(Cohort) 격리에 들어갔다. 코호트 격리는 단체 감염이 우려되는 병원을 봉쇄한 채 관리하는 것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C씨가) 사실상 모든 환자와 접촉한 것으로 보고 코호트 격리조치했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이날 병원 안팎에서 긴급 소독작업을 실시했다. 입원환자 간 침대 간격도 띄웠다. 다행히도 최근 수리를 마친 이 병원의 5~6층이 비어 있는 상태라 일부 환자를 이곳으로 옮길 수 있었다.

비교적 건강상태가 양호한 10명의 환자는 병원 밖 다른 임시생활시설로 옮겼다. 다른 직원이나 환자 대부분은 발열이나 기침 등 코로나19 의심증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환자 2명이 열이 났지만, 검사 결과는 ‘음성’으로 나왔다.

환자 이동을 돕는 이송요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1차 양성 판정을 받아 외래진료가 중단된 21일 서울 은평성모병원에서 임시 휴진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환자 이동을 돕는 이송요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1차 양성 판정을 받아 외래진료가 중단된 21일 서울 은평성모병원에서 임시 휴진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폐쇄된 은평성모병원서 세번째 환자 발생   

의료기관 내 감염이 발생한 곳은 이 뿐만 아니다. 병원 내 감염 우려로 폐쇄한 서울 은평성모병원에서는 24일 코로나19 세 번째 확진자가 나왔다. 중국 국적 남성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이 병원에서 간병인으로 일하던 D씨(66)다.

은평성모병원에서는 지난 21일 환자 이송요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이튿날 입원 환자의 추가 감염이 확인됐다. 이후 환자 75명을 병원 내 격리하고 병원을 잠정 폐쇄 중이었다. 이날 확진 판정을 받은 D씨는 두번째 확진자와 같은 병실을 썼던 환자의 간병인으로 일했다.

역학조사에 나선 은평구는 D가 2년 전 중국에 다녀왔으며 최근 출국 이력은 없다고 설명했다. D는 병원에서 숙식하면서 2주에 한 번 집으로 돌아갔다. 집에서 생활하는 도중 유증상이 나타났다.

은평구, 간병인력 전체현황 파악 나서 

간병인이 확진 판정을 받으며 은평구는 뒤늦게 간병인력 전체현황 파악에 들어갔다. 은평구 관계자는 “환자가 개별적으로 계약해 간병인을 두고 있던 상황인 만큼 전체 간병인 현황을 일률적으로 파악하기는 어렵다”며 “병원 내 간병인에 대한 전체 인력 현황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부산=김윤호·황선윤 기자, 김현예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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