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락해가는 대전의 원도심을 살리기 위해 대학생들이 소매를 걷고 나섰다. ‘도시 문화재생’을 목표로 현장에서 뛰고 있는 대전대 커뮤니케이션디자인학과 학생들 얘기다.
대전은 1900대 초 경부선 철도가 놓이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대전역을 중심으로 형성된 원도심은 1980년대까지 도심의 중심이었다. 하지만 공공기관과 기업들이 신도심으로 옮겨가고 충남도청까지 내포신도시(홍성·예산)로 이전하면서 급격하게 쇠락의 길을 걷게 된다.
대전대 학생들 5년간 매년 전시회 #상인·시민들 만나 현장서 답 찾아
이런 모습을 안타깝게 지켜보던 대전대 학생들은 2013년 원도심 관련 ‘아카이빙(archiving·자료수집)’을 시작했다. 전공을 살려 원도심에 생기를 불어넣고 과거의 영광을 되살리기 위해서다. 처음 학교 주변의 리서치(조사) 수준에 머물렀던 아카이빙은 대전의 대표기업 중 하나인 성심당의 제안으로 본격화했다.
성심당은 체계적인 조사를 대전대에 제안했고 학교 측은 LINC+사업단 프로그램 중 ‘캡스톤디자인’ 과목에 이를 접목했다. 학생들은 거리로 나가 원도심의 숨은 이야기를 발굴했다. 50년 넘게 원도심을 지킨 상인부터 1970~80년대 원도심에 대한 추억을 간직한 시민까지 다양한 사람을 만났다.
학생들이 현장에서 수집한 결과물(사진 75점)로 만든 전시는 ‘오! 대전’이라는 이름으로 2016년 옛 충남도청에서 처음으로 열렸다. 옛 충남도청은 원도심 공동화를 상징하는 건물로 대전시는 물론 중앙부처에서도 활용방안을 놓고 고심이 깊은 곳 중 하나다.
‘오! 대전’에서의 ‘O’는 대전역과 옛 충남도청을 잇는 1.1㎞에서 따왔다고 한다. “지름으로 원을 그리면 대전이 처음 형성된 원도심의 구역이 그려지는 모습을 형상화했다”는 게 커뮤니케이션디자인학과 유정미 학과장의 설명이다.
5회째를 맞은 전시회는 대전대 LINC+사업단이 추진하는 ‘3-Way’를 적용한 대표적 산학협력 모델이다. 지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과 기업, 지역사회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프로그램 브랜드로 평가받고 있다.
대전대 이영환 산학부총장 겸 LINC+사업단장은 “오! 대전 프로젝트가 원도심을 활성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