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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만화축제 '샌디에이고 코믹콘' 에 가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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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미국 샌디에이고는 잘 정돈된 예쁜 도시다. 캘리포니아에서도 손꼽히는 관광도시인 이곳은 20일부터 23일까지 만화의 도시로 변했다. 올해로 37회를 맞는 세계 최대의 만화전문 국제페스티벌 샌디에이고 코믹콘(Comic Con)때문이다.

도시 한복판에 큰 돛단배처럼 자리 잡은 콘벤션센터의 주인공은 수퍼맨과 배트맨, X맨 등 미국판 수퍼히어로와 이누야샤, 피카츄 등의 일본 만화 캐릭터다. 센터는 만화, 영화, 게임에 등장하는,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가 그려진 옷을 입고 매일 행사장을 활보하는 젊은 매니어들이 물결을 이뤘다. 누가 자원봉사를 요구한 것도 아니고, 아르바이트도 아니었다. 오로지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멀리서 이곳을 찾아 무리지어 만화책을 사고 또 보며 왁자하니 떠드는 이들의 모습에서 참가자의 개성과 흥미가 어우러지는 바람직한 축제의 모습이 느껴졌다.

1970년 시작된 코믹콘은 본래 출판만화 매니어들의 전시행사로부터 시작된 소규모 행사였다.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며 할리우드 영화산업의 참여를 중심으로 게임과 애니메이션, 완구, 문구, 캐릭터, 피겨(figure.모형인형)산업에 이르기까지 연관 산업의 복합적인 행사로 확대됐다. 올해는 2만여 평의 전시공간에 약 700개 업체가 참여, 행사기간 동안 약 50만명의 관람객과 유동인구를 집중시켰다.

국내에서는 문화관광부의 지원으로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미국 지사가 설립한 한국만화전시관에 14개 출판사가 참여했다. 원수연.김진태.김재환 작가가 사인회를 했으며 출판 및 만화배급업계 바이어 70여명을 대상으로 '한국우수만화 쇼케이스'도 열렸다.

현지 바이어들은 "한국 만화가 갖고 있는 경쟁력을 '궁'이나 '풀하우스'등 만화원작 중심의 한류 드라마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리지니'와 '라그나로크'등 온라인 게임과 만화 작품을 연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만화가 일본 애니메이션과 비디오 게임을 통해 미국에 성공적으로 상륙했다면, 한국 만화도 드라마와 온라인 게임과 함께 미국에 진출해야 할 것이라는 조언은 귀담아들을 만 하다.

한창완<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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