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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록 페스티벌에 바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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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날씨도 안좋았고 행사 진행도 미숙한 부분이 적지 않았다. 그래도 이 땅에서 대규모의 국제적인 록 페스티벌의 첫 단추를 꿰는 데는 성공했다. 록 열기를 부추기는 불쏘시개 차원에서 플라시보, 스트록스, 프란츠 퍼디난드 등 국내팬이 많은 록밴드를 섭외해 젊은 록 매니어들을 대거 끌어들인 것도 의미가 있다. 우드스탁, 글래스톤베리, 후지록 등 세계적인 록 페스티벌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런 수준으로 가기 위한 1보 전진이라 평가할 만 한다.

그러나 세계적인 페스티벌로 도약하기 위해선 몇가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흥행 부담 때문인지 주최 측은 록 페스티벌과는 어울리지 않는 음악인들도 무대에 세웠다. 또한 록에도 수많은 하위장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극히 제한적인 장르만을 무대에 세워 록의 다양성에 부응하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록의 중요한 근성 중 하나인 강력한 폭발력보다는 말랑말랑하고 경쾌한 무드 쪽에만 집중됐다. 좀더 뜨겁고 열정적인 무대가 아쉬웠다.

3일간 계속되는 국제적 규모의 페스티벌임에도 해외 밴드는 하루 평균 4~5개팀밖에 나오지 않았다. 행사 규모에 비해 초라한 느낌이다. 해외 음악인과 국내 음악인의 비중이 4:6 또는 3:7 정도까지 차이가 났다. 질과 양을 갖춘 국제적 록 페스티벌이 되기엔 미흡한 부분이다. 좀 더 폭넓은 연령층을 흡수하는 것도 과제다. '록 페스티벌'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다양한 출연진을 갖추고 좀 더 '록스러운' 행사로 거듭 나길 바란다.

<조성진> 월간 핫뮤직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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