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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미리 통해 與 민낯 드러났다" 광화문광장 채운 태극기 집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5일 오후 신종코로나 확산 우려와 미세먼지에도 불구하고 많은 인파가 광화문 광장을 채웠다. 박건 기자

15일 오후 신종코로나 확산 우려와 미세먼지에도 불구하고 많은 인파가 광화문 광장을 채웠다. 박건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미세먼지에도 서울 광화문 광장은 태극기 집회 인파로 북적였다. 15일 오전 11시부터 보수단체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는 서울시 종로구 교보빌딩 앞에서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를 열었다. 신종코로나 확산 우려 속에서 미세먼지는 ‘나쁨’을 기록했지만,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집회 참가자들은 6차선 세종대로를 채웠다. 참가자들은 3명 중 2명꼴로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정세균 발언 두고 “농담이 나오냐”

이날 집회의 화두는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13일 한 식당에 들러 "요새 손님이 적어 편하겠네"라고 한 발언이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정 총리의 발언을 두고 “죄책감도 책임감도 없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관악구에서 온 집회 참가자 김모(69)씨는 “전염병 때문에 국민들 마음이 타들어 가는데 농담이 나오냐”며 “변명을 해도 그따위로 하느냐”라고 말했다.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친한 상인에게 편하게 한 농담이었다”고 수습한 정 총리의 발언을 두고 한 말이었다.

“여권 민낯 드러나” vs “집회 자제 좀”

범투본은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의 ‘민주당만 빼고’ 칼럼을 언급하며 총선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집회를 진행한 범투본 관계자는 “진보 좌파 교수조차 민주당만 빼고 찍자고 한다”며 “4월 총선은 아주 쉬운 총선이 되지 않겠나”라고 외쳤다. 뒤이어 무대에 오른 연사들도 “4월 15일은 승리의 날”이라며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이날 같은 시간 숭례문 앞에서 열린 우리공화당 집회에 참석한 한 시민은 “쓴소리는 전혀 듣지 않는 여권의 민낯이 임미리 교수 사태를 통해 제대로 드러났다”며 “선거를 통해 제대로 민의를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회에 참석하지 않는 시민들은 이날도 불만을 드러냈다. 서울역에서 만난 이모(35)씨는 “숭례문 앞으로 왔는데 차가 막히고 시끄러운 것은 둘째 치고, 몇몇 집회 참석자들이 거리에 쓰레기를 버리고 침을 뱉어서 불쾌했다”며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인 만큼 집회를 좀 자제해줄 수는 없나 싶다”고 지적했다. 춥지 않은 날씨였지만 시위대 앞을 지나며 마스크 위에 목도리를 더 단단히 두르고 지나가는 시민들의 모습도 보였다.

다른 진영 시위자와 대치도

15일 한 태극기 집회 참가자가 울타리를 넘어 전두환심판국민행동의 시위에 난입했다가 경찰 및 시민들에게 제지당하고 있다. 박건 기자

15일 한 태극기 집회 참가자가 울타리를 넘어 전두환심판국민행동의 시위에 난입했다가 경찰 및 시민들에게 제지당하고 있다. 박건 기자

한편 범투본이 설치한 무대 옆에서는 ‘전두환심판국민행동’ 시위자들과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이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대치하기도 했다. 일부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은 시위자들을 향해 “북한 가서 살라”며 욕설을 했다. 모자와 마스크를 쓴 한 남성은 “비겁하게 뒤에서 이러지 말고 남자답게 한판 붙자”며 시위자들에게 접근했다가 다른 집회 참가자와 경찰에게 제지당하기도 했다.
양측은 휴대전화 카메라로 서로의 얼굴을 찍으며 신경전을 벌였다.

박건·이후연 기자 park.k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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