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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 다시 커지나 … 美, 에퀴팩스 고객 정보 유출한 중국군 4명 기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 법무부가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해커 4명을 기소했다. 2017년 미 최대 신용평가업체 에퀴팩스(Equifax)의 컴퓨터망을 해킹해 약 1억5000만명의 개인정보를 빼돌린 혐의다. 미국인 전체 인구는 약 3억명으로 미국인 절반의 개인 정보를 훔친 것이다.

美 인구 절반 1억5000만명 정보 유출 피해 #“20개국서 서버 34대 동원, 기밀 정보 절도”

지난 1월 무역 합의를 계기로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던 미·중 갈등이 다시 증폭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미·중 간에 사이버 공격을 두고 공방이 벌어질 수 있어서다.

윌리엄 미 법무부 장관이10일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법무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해커 4명의 기소 사실을 밝히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이례적으로 해커 4인의 얼굴과 이름이 나온 지명수배 포스터를 공개했다. [EPA=연합뉴스]

윌리엄 미 법무부 장관이10일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법무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해커 4명의 기소 사실을 밝히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이례적으로 해커 4인의 얼굴과 이름이 나온 지명수배 포스터를 공개했다. [EPA=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윌리엄 바 미 법무부 장관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중국군 산하 54연구소 소속 해커 4명을 해킹과 기밀정보 절도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바 장관은 “이 사건은 미국 국민의 개인 정보를 의도적이고, 광범위하게 침해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들의 절도 행위는 에퀴팩스에 단순히 경제적 손실을 끼쳤을 뿐만 아니라, 미국인들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했다”고 덧붙였다.

기소된 중국군 소속 해커 4명은 2017년 에퀴팩스 컴퓨터망에 침투해 몇 주 동안 고객 개인 정보와 회사 기밀을 빼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위치를 숨기기 위해 약 20개국에 30여개의 서버를 두고 해킹 활동을 벌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해킹으로 1억5000만명이 사회보장번호(SSN, 한국의 주민등록번호), 이름·생일·주소 등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피해를 입었다. 개인 의료 기록과 은행 계좌 등에 접속할 수 있는 정보들이었다.

이 사건으로 에퀴팩스가 입은 타격은 컸다. 리처드 스미스 당시 에퀴팩스 CEO는 고객정보 유출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이후 에퀴팩스는 이 사건과 관련된 각종 소송을 취하하기 위해 약 7억 달러(약 8300억원)를 합의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10일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미국은 2015년 미 연방인사관리처(OPM) 컴퓨터망이 해킹된 배후에도 중국 해커들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당시 전·현직 공무원 등 2000만명 이상의 신상정보가 유출됐다. 또 미국은 2018년 세계적 호텔체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고객 5억명의 정보가 유출된 사건도 중국이 관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편 주미 중국 대사관은 이번 중국군 소속 해커 4명 기소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전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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