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팔 만지며 “피부 하얘서 좋겠다” 추행한 교사 벌금 700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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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 추행 일러스트. [중앙포토]

제자 추행 일러스트. [중앙포토]

제자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등학교 체육 교사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12부(정재희 부장판사)는 11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고교 체육 교사 A(51)씨에게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또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A씨는 피해 학생을 보호하고 지도할 책임이 있음에도 교사의 지위를 이용해 피해자를 추행해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다만 추행 정도가 비교적 경미한 점, 수십년간 성실하게 교직 생활을 해온 점, 초범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16년 5∼6월쯤 광주 모 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수업을 진행하던 중 한 여학생에게 “넌 참 유연하다. 피부가 하얘서 좋겠다”라며 팔목을 쓰다듬고 붙잡는 등의 추행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이같은 혐의는 인정했으나, 2018년 3월 정문 앞에서 우연히 만난 여학생에게 “내가 제일 사랑하는 것 알지?”라며 어깨와 머리를 쓰다듬은 혐의와 같은 해 4월 체육관에서 라켓을 반납하는 학생에게 “힘내라”라며 양팔을 벌려 안은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부분과 관련한 피해 학생 진술의 일관성이 떨어지고 피해 학생이 지목한 기간에 A씨가 출장 간 사실이 확인되는 등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봤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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