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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아마존 줄줄이 불참하는데…MWC, 中 ‘큰손’ 때문에 강행?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MWC의 행사장에 설치된 'MWC2020' 광고. [AFP=연합뉴스]

지난해 MWC의 행사장에 설치된 'MWC2020' 광고. [AFP=연합뉴스]

이달 24일부터 나흘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20’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 코로나)이란 암초를 만났다. 글로벌 기업들의 연이은 불참 선언에 ‘중국 기업 행사’로 전락할 위기에 처하면서 ‘세계최대 이동통신 박람회’란 말이 무색해졌다.

LG전자·에릭슨·아마존까지 잇따라 불참 선언 

이번 MWC에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소개할 예정이었던 아마존은 9일 ‘우한 폐렴 우려로 불참한다’고 발표했다. LG전자와 세계2위 통신장비 업체 에릭슨, 그래픽처리장치(GPU) 1위 업체 엔비디아가 앞서 불참을 선언한데 이어 굵직굵직한 글로벌 업체들이 신종 코로나를 이유로 불참행렬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지난해 글로벌 클라우드업계 시장 점유율 35%를 독식했다. [사진 AWS]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지난해 글로벌 클라우드업계 시장 점유율 35%를 독식했다. [사진 AWS]

불참까지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업체들이 행사 참여 규모를 대거 줄이려는 움직임도 있다. 삼성전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업체들도 전시 규모를 축소하고 출장단 규모를 줄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리 예정된 회의에 참여하는 필수인력만 파견하는 식이다. 이러다보니 올해 MWC는 주목할 만한 신제품 발표가 없는 껍데기 행사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LG전자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V60을 공개할 예정이었고, 엔비디아는  인공지능(AI) 기술과 관련한 10개 세션과 좌담회를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불참으로 모두 없던 일이 됐다.

‘큰손’ 중국 기업 눈치보는 행사 주최측  

잇따르는 불참 선언에도 주최 측인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는 행사를 예정대로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참여 업체 입장에선 불참시 전시 비용의 80%에 달하는 위약금을 지불해야 되는 상황이어서 GSMA가 행사 자체를 취소해주는 게 부담이 덜하다. 하지만  GSMA는 지난 7일 에릭슨이 불참을 선언한 직후 “신종 코로나가 행사에 미칠 영향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MWC는 예정대로 열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MWC에서 5G 폴더블폰인 '메이트X'를 공개한 화웨이. [연합뉴스]

지난해 MWC에서 5G 폴더블폰인 '메이트X'를 공개한 화웨이. [연합뉴스]

GSMA가 행사를 강행하는 것은 중국기업들을 의식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화웨이 등 중국 기업은 지난 2010년 행사부터 MWC의 주요 참가자로 급부상했다. 거액을 내고 전시회의 노른자위에 부스를 차리면서 공격적으로 MWC로 몰려온 것이다. 관련 업계에서 "MWC는 화웨이와 중국을 위한 행사"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GSMA는 지난해 “화웨이 통신장비 도입 거부에 반대한다”며 유럽연합(EU) 정책·법률 입안자들에게 항의 서신을 보내며 노골적인 친중ㆍ친화웨이 행보에 나서기도 했다.

국내의 한 스마트폰업계 관계자는 “2010년부터 GSMA는 행사에 거액을 내고 참여하는 중국기업을 통해 노골적으로 돈을 벌겠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면서 “이번 행사 강행도 안전보다는 돈이 우선이라는 얄팍한 계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화웨이, 불참 고려 안해…중국측 참가 인원만 3만명  

매년 MWC를 찾는 관람객은 10만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중국 업체 관계자와 중국인의 비중이 약 30%다. 올해 참여 업체 2400여곳 중 220여곳이 중국기업이기도 하다. ‘MWC 2020’ 메인 스폰서이자 세계 통신장비 1위 업체 화웨이 역시 아직까지 행사 불참은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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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예년과 달리 중국기업들도 신종 코라나 여파로 행사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MWC의 주요 스폰서인 중국 통신장비 업체 ZTE는 당초 계획했던 신작 발표 미디어 행사를 취소하고 전시 부스만 운영하기로 했다. 화웨이 역시 출장인원을 줄이고  바르셀로나에 행사 2주 전에 도착해 증상 여부를 확인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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