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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유럽 2주째 '살인 폭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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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살인적인 폭염에 시달리는 미국과 유럽에서 희생자가 크게 늘고 있다고 28일 로이터와 AP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캘리포니아주 검시국은 28일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98명까지 늘었다고 밝혔다. 보건 당국은 에어컨이 고장 날 경우 노인들과 아이들을 즉시 다른 곳으로 옮기는 대피 계획을 마련하라고 양로원과 보육원에 지시했다.

22명이 사망한 프레즈노 카운티와 20명이 목숨을 잃은 스태니슬라우스 카운티에선 구세군들이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노인과 환자들의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남부 미주리주에서도 12명이 숨졌다. 폭염 와중에 몰아닥친 폭풍으로 전기가 끊기며 선풍기와 에어컨을 틀지 못해 피해가 더 커졌다.

프랑스에서는 2주째 이어지는 폭염으로 사망자가 64명에 이르렀다. 프랑스 기상청은 올해 7월 평균 기온이 1950년 이후 56년 만에 7월 기온으로선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2003년 8월 1만5000명이 더위 때문에 숨졌던 프랑스는 올 8월에 더 무서운 폭염이 다시 닥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스페인에서도 9명이 더위로 숨졌으며, 이탈리아 북부지방에서는 3명의 사망자가 보고됐다. 스페인 동해안에선 바닷물 온도가 높아지며 해파리떼가 몰려드는 바람에 더위를 피해 바다에 뛰어든 피서객들이 허겁지겁 빠져나오는 소동도 벌어졌다고 적십자사가 전했다. 재산 피해도 불어나고 있다. 이탈리아 농무부는 쌀과 옥수수 재배가 특히 타격을 받아 전체 농가 피해 규모가 5억 유로(약 6000억원)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폴란드에서는 폭염과 가뭄으로 인한 크고 작은 산불 수천 건이 일어났다.

독일에서는 지면이 달궈지며 고속도로 표면이 최고 30㎝까지 솟아올라 긴급 보수에 나서는가 하면, 영국 런던에서는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며 중심가인 소호 거리와 인근 지하철역에 한때 전기 공급이 끊겼다.

파리=박경덕 특파원,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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