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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번 환자 접촉정보 中에만 알린 日···국제공조 허점 드러났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확산하는 가운데 지난 27일 일본 도쿄도(東京都)의 한 드럭스토어에서 소비자가 마스크를 대량으로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확산하는 가운데 지난 27일 일본 도쿄도(東京都)의 한 드럭스토어에서 소비자가 마스크를 대량으로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일본에 머물다 한국에 들어온 중국 국적 49세 남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12번째 확진자로 1일 판명됐다. 이 환자는 일본에서 확진 환자와 접촉한 사실이 있는데, 일본 정부는 이 사실을 중국에만 통보했다.

中 국적 12번 환자, 日서 확진자와 접촉 #접촉 사실, 일본 정부는 중국에만 통보 #한국도 1번 확진자 일행 중국에만 알려

마찬가지로 한국도 일본으로 출국한 중국 국적 여행객이 확진 환자와 접촉했다는 사실을 일본에 알리지 않았다. 우함 폐렴 방역을 위한 국제 공조에 허점이 발견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날 확진 판정을 받은 중국 국적 남성은 중국이 아닌 일본에서 한국으로 들어왔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 남성은 관광가이드 업무차 일본에서 지내다가 지난달 19일 김포공항으로 입국했다. 이 환자는 일본 내 확진 환자와 접촉한 사실이 있다. 일본 확진 환자에게서 검사 권유를 받았고,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지금은 분당서울대병원에 격리 중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을 통해 "이 환자는 일본에서 감염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우리나라에 입국한 후 발병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으로부터 이 환자가 확진자와 접촉한 사실을 통보받지 못한 상황과 관련해 정 본부장은 "중국 국적이다 보니 일본은 접촉자 관련 통보를 중국에 한 상태였다"며 "환자의 신고를 받은 뒤 일본 정부에 '이 사람이 접촉자가 맞느냐'고 물어 명단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12번 환자를 둘러싼 역학조사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 환자가 지난달 19일 일본에서 출발해 김포공항으로 입국한 시점부터 신고 전까지 정부의 방역망 레이더에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관련 브리핑하는 질병관리본부장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관련 브리핑하는 질병관리본부장 [연합뉴스]

각국 정부는 확진 환자의 접촉자를 확인하고 접촉자의 국적에 해당하는 국가의 연락관 측에 명단을 통보하고 있다. 일본이 한국이 아닌 중국에 12번 환자의 접촉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20일 국내 첫 우한 폐렴 확진 판정을 받은 35세 중국 국적 여성은 지난달 19일 인천공항을 통해 한국에 들어왔다. 하루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

1번 확진자는 당시 중국 춘절을 맞아 한국과 일본을 여행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는데, 동행자는 다섯 명이었다. 이 중 두 명은 중국이 아닌 일본으로 출국했지만 한국 정부는 이들이 확진자와 접촉했다는 사실을 일본이 아닌 중국에만 알렸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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