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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만큼 센 우한 폐렴...노동신문 1면 등장

중앙일보

입력

북한이 이례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관련 소식을 노동당 기관지 1면에 소개하며 경각심을 주문하고 나섰다.

북한은 30일 노동신문에 “신형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 감염증을 철저히 막기 위한 비상대책을 강구하고 있다”며 “위생방역체계를 국가 비상방역체계로 전환했다”는 소식을 1면에 실었다.

통상 북한은 노동신문 1면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향이나 사설, 정치적인 내용 등을 다뤄왔고, 이날 역시 김 위원장이 지난 연말에 제시한 정면돌파전의 기본 방향에 대해 소개했다. 북한이 연초부터 강조해온 정면돌파전과 우한 폐렴의 비중을 비슷하게 여길 정도로 긴장하고 있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되자 북한이 이례적으로 노동신문 1면에 관련 소식을 전하며 경각심을 고조하고 있다. [사진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되자 북한이 이례적으로 노동신문 1면에 관련 소식을 전하며 경각심을 고조하고 있다. [사진 뉴스1]

북한은 22일 중국에서 우한 폐렴에 의한 전염병이 급속히 전파하고 있다는 소식을 노동신문 6면에 처음 게재한 뒤 하루 1~2개의 기사를 6면에 배치하고 있다. 우한 폐렴의 발원지인 중국과 한국 등 인접 국가들의 환자 발생 동향이 주된 내용이었다. 그러다 우한 폐렴의 확산 속도가 빨라지자, 지난 26일 박경수 보건성 국가위생검열원장의 인터뷰를 통해 우한 폐렴의 유입을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주변국 동향과 함께 유입을 막아야 한다는 취지로 기사의 방향을 틀었다.

동시에 지난주부터 중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관광을 전면 중단하고, 국경을 폐쇄하는 봉쇄정책에 나섰다. 29일엔 신문 6면에 3개의 기사를 내보내며 기사량을 늘리기도 했다.

익명을 원한 고위 탈북자는 “북한은 ‘독보회’를 통해 노동신문을 모든 주민이 읽도록 하는 당 정책 전달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국제사회 및 한국 소식을 전하는 5~6면에 배치했던 우한 폐렴 소식을 1면으로 옮긴 건 방역 및 보건 체계가 열악한 상황에서 예방 및 유입 차단이 최선이라는 경각심을 갖도록 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분석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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