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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연구팀, 1년전 이미 ‘박쥐서 신종코로나 출현’ 경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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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전자현미경 사진. [질병관리본부]

중국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전자현미경 사진. [질병관리본부]

중국에서 지난해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 출현 가능성을 경고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제학술지 '바이러스'(Viruses) 2019년 3월호에 따르면 중국과학원 산하 우한 바이러스연구소 연구팀은 '중국 내 박쥐 코로나바이러스'(Bat Coronaviruses in China)라는 논문을 통해 “박쥐에서 사스(SARS)·메르스(MERS)와 같은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가 또다시 출현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초기 신호를 미리 탐지하기 위해 박쥐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조사가 시급하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지난 2019년 1월 29일 학술지 출판사에 제출된 이 논문에는 박쥐를 숙주로 한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가 다시 출현해 새로운 감염병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고 중국이 새 감염병의 진원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담겼다.

연구팀은 지난 20년 사이 발생한 주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의 숙주로 박쥐를 지목했다. 박쥐는 비행 기능이 있는 유일한 포유류로 다른 육상 포유류보다 이동범위가 더 넓다는 점이 첫 번째 이유였다. 또 사람에게 유출돼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알파(α) 코로나바이러스 17개 중 10개, 베타(β) 코로나바이러스 12개 중 7개를 각각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바이러스(CoV) 숙주인 박쥐의 중국 내 분포도. CoV 양성이 보고된 박쥐가 있는 지역이고, 사스와 메르스가 시작된 광둥성은 빨간색 원으로 표시됐다.[국제학술지 'Viruses' 논문 발췌=연합뉴스]

코로나바이러스(CoV) 숙주인 박쥐의 중국 내 분포도. CoV 양성이 보고된 박쥐가 있는 지역이고, 사스와 메르스가 시작된 광둥성은 빨간색 원으로 표시됐다.[국제학술지 'Viruses' 논문 발췌=연합뉴스]

특히 주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인 사스와 메르스가 중국에서 처음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중국의 거대한 국토와 다양한 기후가 박쥐와 박쥐를 매개로 한 바이러스의 다양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국제바이러스 분류 위원회(ICTV)에 등록된 코로나바이러스 38개 중 22개가 중국 과학자들이 명명한 것이라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연구팀은 중국의 식습관 문화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살아있는 상태에서 도축된 동물을 먹을 때 더 영양가가 높다고 믿는 중국 식습관 문화가 박쥐 안에 잠재된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통로가 된다고 것이다.

아울러 일부 박쥐의 경우 두 개 이상의 바이러스를 갖고 있는데 바이러스 감염 동안 유전자 재조합을 한다고 분석하며 위험성을 경고했다. 박쥐 체내에서 일어나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재조합이 새로운 바이러스를 생성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박쥐는 바이러스 증식 억제 물질인 인터페론알파(α)가 보유하고 있어서 코로나바이러스를 장기적으로 체내에 유지한다고 연구팀의 추정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토대로 향후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 발생을 피할 수 있는 연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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