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MWC도 덮치나…SKT 등 국내 참여기업도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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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의 불똥이 세계 최대 모바일박람회(MWC)로도 향하고 있다. 다음 달 24일부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20’에 중국 기업과 중국인 참관객이 대거 몰릴 예정이어서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MWC를 주최하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측은 28일(현지시간) “행사는 예정대로 진행된다”며 “세계보건기구(WHO)와 중국 정부, 스페인 보건당국의 모든 권장 사항을 준수하고, 행사 기간 행사장에 의료진을 추가로 배치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MWC 화웨이 부스를 방문한 참관객들. [연합뉴스]

지난해 MWC 화웨이 부스를 방문한 참관객들. [연합뉴스]

MWC는 미국 CES, 독일 IFA와 함께 세계 3대 ICT(정보통신기술) 박람회로 꼽힌다. 지난해 198개국에서 2400개 기업, 10만 9000명이 참관했다. 특히 MWC는 중국 기업과 중국 관람객이 가장 활발하게 참여한다. MWC의 최대 스폰서가 중국 기업인 화웨이이고, 중국 ICT 기업들도 미·중 무역 분쟁때문에 CES에서 MWC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화웨이는 지난해 5개 부스를 운영한 데 이어 올해도 4개 부스를 운영한다. 특히 메인 홀인 ‘피라 그란비아’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대 규모의 부스를 꾸린다. 이밖에 ZTE, 샤오미 등도 대형 부스를 차린다. 업계는 전체 관람객의 최소 30% 가량을 중국인으로 추산한다.

문제는 MWC의 특성상 여러 사람이 기기를 만지고 써보는 과정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감염 위험이 높다는 점이다. MWC는 최신 스마트폰이나 가상현실(VR)ㆍ증강현실(AR)글래스 등 기기를 만지고 써보는 체험형 전시 위주다.

지난해 MWC 개최 결과. [MWC 제공]

지난해 MWC 개최 결과. [MWC 제공]

 이로인해 MWC에 참여하는 국내 기업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최 측뿐 아니라 전 세계 ICT 기업이 이미 막대한 돈을 들여 준비한 상황이라 행사 자체를 취소하기는 쉽지 않다”며 “다만 예년과 같은 흥행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통신사들은 이미 중화권 출장자에 대해 2주간 재택근무를 하는 대응 지침을 실행중이다. 하지만 아직 MWC 등 중화권이 아닌 지역에 대한 대응 지침은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현재 중화권에 한해 2주간 재택근무를 하도록 하는 방침을 MWC 등 다른 지역 출장자에 대해서도 적용해야 할지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MWC 샤오미 부스. [연합뉴스]

지난해 MWC 샤오미 부스. [연합뉴스]

한편, 이통 3사는 국내에서도 우한폐렴 대응책을 시행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중국 전 지역의 출장을 금지했고, 이미 다녀온 출장자는 의무적으로 2주간 재택근무를 시키고 있다. KT 역시 중화권 출장자의 2주간 재택근무가 의무다. LG유플러스는 13일 이후 중국에서 귀국한 직원을 2주간 재택근무 시키고 있고, 매장에서 고객과 접촉하는 직원에겐 손소독제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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