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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에 영감받은 몸짓…그렇게 방탄소년단 철학은 예술이 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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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28일 서울 DDP에서 개막한 ‘커넥트, BTS’ 서울 전시에서 소개된 강이연 작가의 작품 ‘BEYOND THE SCENE’.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28일 서울 DDP에서 개막한 ‘커넥트, BTS’ 서울 전시에서 소개된 강이연 작가의 작품 ‘BEYOND THE SCENE’.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가 케이팝 그룹 방탄소년단(BTS) 팬들의 성지가 될까.

세계 5개 도시 연결 ‘커넥트 BTS’ #강이연 작품 등 서울 전시 개막

BTS와 전 세계 아미들을 연결하는 글로벌 예술 프로젝트 ‘커넥트, BTS(CONNECT, BTS)’의 서울 전시가 28일 개막했다. ‘커넥트, BTS’는 서울과 미국 뉴욕, 영국 런던, 독일 베를린,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 등 5개국 다섯 도시와 22명의 현대 예술가를 연결하는 글로벌 미술 프로젝트. DDP 전시는 네 번째 행사다.

영국 작가 앤 베로니카 얀센스(53)의 설치전인 ‘그린, 옐로, 핑크’, 한국 출신 미디어 아티스트 강이연(37) 작가의 프로젝션 맵핑 ‘비욘드 더 씬(Beyond The Scene)’ 등이 선보인다. ‘비욘드 더 씬’은 작가가 아미(Army·BTS 공식 팬클럽)들이 가장 좋아하는 BTS의 군무 움직임을 재해석해 만든 9분 30초짜리 영상이다.

BTS는 본래 말 그대로 ‘BangTansonyendan’의 약자다. 하지만 BTS는 2017년 그룹의 정체성에 확장성을 부여하면서 BTS의 의미를 ‘Beyond The Scene’으로 재정립한 바 있다. 현실을 뛰어넘어 꿈을 향해 끊임없이 나아가며 성장하는 청춘인 방탄소년단을 가리키는 말이다.

28일 서울 DDP에서 개막한 ‘커넥트, BTS’ 서울 전시에서 소개된 강이연 작가의 작품 ‘BEYOND THE SCENE’.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28일 서울 DDP에서 개막한 ‘커넥트, BTS’ 서울 전시에서 소개된 강이연 작가의 작품 ‘BEYOND THE SCENE’.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강 작가는 28일 기자간담회에서 “BTS의 안무를 눈이 아플 정도로 유튜브에서 봤다”며 “BTS가 어떻게 언어 장벽을 넘어서 세계 팬들을 사로잡았는지 제가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작가는 세계적으로 단단히 결속된 아미에서 그 열쇠를 찾았다. 그는 “다양한 인종·나이·직업의 15명을 인터뷰했고 그중 7명은 크레딧에 나온다”며 “영국에서 40년 넘게 자식과 남편만 보고 살아오다, BTS의 ‘페이크 러브’ 뮤직비디오를 본 게 자아를 찾는 계기가 됐다는 60대 한국계 여성이 가장 인상에 남는다”고 말했다.

작품 ‘비욘드 더 씬’에 BTS가 직접 등장하진 않는다. 흰 천 뒤에서 7명의 퍼포머가 역동적인 움직임만 보여준다. 작가는 “다양성을 포용하고 언어를 초월해 세계에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BTS의 정체성을 7명의 퍼모펀스로 압축해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순수예술은 배타적이고, 대중과의 소통에 성공하지 못했다”고 진단한 강 작가는 “미술계가 대중과 만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에 목이 말랐다. BTS와 아미들이 서로의 삶에 영향 주는 것을 보며 나도 예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들 사는 게 힘든 데 미술이 난해한 영역에만 머무르지 말고 힐링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미가 BTS에서 얻는 게 바로 그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욘드 더 씬’과 얀센스의 ‘그린, 엘로, 핑크’ ‘로즈’ 작품 관람은 1시간 단위로 공개되며 전회 예약제다. 전시는 3월 20일까지, 관람료는 무료.

‘커넥트, BTS’의 마지막 전시는 다음 달 5일부터 뉴욕 브루클린 브리지 피어에서 열린다. 앤서니 곰리가 18㎞의 알루미늄을 제멋대로 구부린 작품 ‘뉴욕 클리어링’을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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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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