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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미술가 이반 나바로, 동방신기 모티프로 작품 제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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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미술가 이반 나바로가 동방신기로부터 영감 받아 제작한 작품 'TVXQ!'.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세계적 미술가 이반 나바로가 동방신기로부터 영감 받아 제작한 작품 'TVXQ!'.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칠레 출신의 세계적 설치 미술가 이반 나바로(Iván Navarro·47)가 국내 그룹 동방신기(東方神起 ·TVXQ!)로부터 영감을 받아 만든 작품이 서울 코엑스 SM타운 뮤지엄(SMTOWN MUSEUM)에서 선보이고 있다. 나바로가 만든 작품 제목이 동방신기의 영어표기 앞글자를 딴 'TVXQ!'다.

나바로는 어린 시절 생긴 빛에 대한 트라우마를 네온과 형광등, 거울을 이용해 매혹적인 시각적 환영을 만들어내는 다양한 작품으로 국제 미술계에서 크게 주목받아 왔다. 특히 그의 작품은 화려한 조명이 거울에 반사되며 일어나는 시각효과로 관람객에게 무한공간으로 빠져드는 것과 같은 느낌을 선사한다. 시각적인 교감만 불러일으키지 않는다. 'BOMB' 'BEAT' 'BLOW'등 소리를 연상시키는 작품, 이른바 '드럼' 연작으로 시각적인 소재로 공감각적인 경험을 선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에 이반 나바로가 동방신기를 모티브로 한 작품 'TVXQ!도 드럼 연작의 하나다. 그의 시그니처인 네온을 동방신기의 상징색인 레드 펄로 구현했으며, 빛과 거울을 사용하여 한없이 반사되는 ‘TVXQ’가 무대 위 동방신기의 퍼포먼스처럼 강렬하게 존재감을 드러낸다.

Iván Navarro Defect & Surge 2012 Neon lights, aluminum box, mirror, one way mirror and electric energy86.4 x 86.4 x 17 cm. [사진 갤러리현대]

Iván Navarro Defect & Surge 2012 Neon lights, aluminum box, mirror, one way mirror and electric energy86.4 x 86.4 x 17 cm. [사진 갤러리현대]

Iván Navarro Ecco (Brick) 2012 Neon lights, bricks, paint, plexiglass, mirror, one-way mirror and electric energy90.2 x 189.2 cm. [사진 갤러리현대]

Iván Navarro Ecco (Brick) 2012 Neon lights, bricks, paint, plexiglass, mirror, one-way mirror and electric energy90.2 x 189.2 cm. [사진 갤러리현대]

이처럼 이반 나바로의 독특한 작품은 그가 태어나고 자란 칠레의 정치·사회적 환경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아우구스토 피노체트의 엄혹한 군사 독재 아래서 자랐다. 피노체트는 1973년 쿠데타를 일으켜 대통령직에 오른 이후 17년간 칠레를 통치하며 반정부 시위대와 정적 등을 무자비하게 탄압해 악명을 떨친 인물이다. 그는 시민들의 외부 활동을 제한하기 위해 종종 통금을 시행하고 정전이 일어나게 했다. 그리고 그는 어두운 방 안에서 비틀즈와 데이비드 보위 등의 음악을 듣곤 했다.

어린 시절의 그에게 전기와 빛은 사람들을 통제하는 도구였다. 그리고 그는 지금 빛을 통해 자신이 경험한 어두운 역사와 현실을 고발하는 동시에 자유에 대한 갈망과 희망까지 담아낸다. 소리, 시각 그리고 움직임이라는 요소를 통해 관람객을 신비로운 공감각적 공간으로 이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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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나바로가 동방신기로부터 영감을 받아 작업한 것은 음악에 대한 그의 애정과 관심이 남다른 것도 관계가 있다. 한정판 레코드를 제작하는 레이블을 운영하는 그는 직접 작사와 작곡을 하는 뮤지션이기도 하다. 2018년 서울 갤러리현대에서 개인전을 연 그는 전시 오프닝 행사에서 국내 하이브리드 펑크밴드 신해남과페이션츠, 드러머 최수원과 합동연주를 했다.

이반 나바로는 2009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칠레 대표작가로 참여했으며, 그의 작품은 뉴욕 구겐하임미술관, 런던 사치 컬렉션, 파리 루이뷔통 컬렉션에 소장돼 있으며 한국에선 국립현대미술관과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등이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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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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