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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nect, BTS'의 실체는 이것,현대미술과 손잡은 방탄소년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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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컴백 일정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탄소년단 컴백 일정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탄소년단이 새 앨범 '맵 오브 더 솔 : 7'(MAP OF THE SOUL : 7) 발매를 앞두고 언급해온 '커넥트, BTS’의 실체가 드러났다. 방탄소년단이 17일 선공개곡을 발표하는 가운데, 런던·베를린·부에노스아이레스·서울·뉴욕의 유수 미술관에서 신개념 미술 프로젝트 '커넥트, BTS’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린다. 세계적인 미술관을 '커넥트,BTS'라는 타이틀로 엮는 거대한 국제 미술 프로젝트다. 방탄소년단은 최근 컴백 일정을 공개하며 '커넥트, BTS' 란 타이틀 아래 이달 14일·15일·21일·28일, 다음 달 5일을 런던· 베를린·부에노스아이레스·서울·뉴욕 등과 연계해 언급한 바 있다.

영국 런던 하이드 파크 안에 자리 잡은 서펜타인 갤러리. 영국의 손꼽히는 현대미술관으로 거물 큐레이터 한스울리히 오브리스트가 관장으로 있는 곳이다. 현지시간 14일 아침, 이곳에서 뜻밖에도 한국 K-pop 수퍼스타 방탄소년단(BTS)의 실시간 동영상이 떠올랐다. “이렇게 세계 각지의 저명한 미술가 큐레이터 분들과 ‘커넥트(CONNECT), BTS’에 참여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세계적인 조각가인 영국의 안토니 곰리가 그 영상을 진지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런던을 시작으로 베를린, 부에노스 아이레스, 서울, 뉴욕 등 4개 대륙 5개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리는 신개념 아트 프로젝트 ‘커넥트, BTS’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왼쪽부터 작가 토마스 사라세노, 야콥 스틴센, 그로피우스 바우 관장 스테파니 로젠탈, 이대형 큐레이터,서펜타인 관장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 작가 안토니 곰리, 서펜타인 CTO 벤 빅커스, 작가 강이연. [사진 문소영]

왼쪽부터 작가 토마스 사라세노, 야콥 스틴센, 그로피우스 바우 관장 스테파니 로젠탈, 이대형 큐레이터,서펜타인 관장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 작가 안토니 곰리, 서펜타인 CTO 벤 빅커스, 작가 강이연. [사진 문소영]

‘커넥트, BTS’는 방탄소년단이 미술 창작을 하거나 방탄소년단에 영감을 받은 미술작품을 전시하는 프로젝트가 아니다. 전시를 발의하고 공동 큐레이터로 참여한 이대형 큐레이터 (2017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예술감독)에 따르면 “그동안 방탄소년단이 음악을 통해 강조해온 철학 - 다름과 다양성에 대한 지지, 소외된 이들에 대한 존중 -을 공유하는 아티스트와 큐레이터들이 도시별로 전시를 하나씩 만들어 연결되는(커넥트) 것”이다. 방탄소년단의 역할은  “기획의 구심점으로서 기획의 밑그림에 참여하고, 또 여러 다른 주체들과 함께 전시를 지원하는 것”이다.

이 큐레이터는 “이번 프로젝트는 방탄소년단의 현대미술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미술을 음악과 억지로 결합하지 않고 거리를 두고 연결하는 방식을 택했다"면서 "예술을 통해 인간의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서로 연결되도록 하고자 하는 게 전시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각 전시는 현대사회의 중요한 화두인 환경·젠더·인종 문제를 다루고 있다.

14일 '커넥트,BTS' 전시가 개막한 런던 서펜타인 갤러리. [사진 문소영 기자]

14일 '커넥트,BTS' 전시가 개막한 런던 서펜타인 갤러리. [사진 문소영 기자]

우선, 런던 서펜타인 갤러리에서는 14일부터 3월 15일까지 덴마크 작가 야콥 K 스틴센이 숲의 성장 과정을 디지털 시뮬레이션한 몰입협 영상작품 ‘카타르시스’를 선보인다. 스틴센은 "내 작품은 디지털 테크놀로지와 자연을 연결하는 것에 대한 것"이라며 "서로 다른 예술 장르와 다른 지역을 연결하는 이번 전시에 참여하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베를린의 유명한 현대미술관 그로피우스 바우에선 이곳의 관장이며 세계적인 한국 작가 이불의 개인전을 큐레이팅한 바 있는 스테파니 로젠탈이 세계 각지의 행위예술가 17명을 모아 다양한 퍼포먼스를 15일부터 2월 2일까지 보여준다. 그중 나이지리아의 젤릴리 아티쿠는 인권 문제, 미국의 보이차일드는 젠더 문제를 다루는 행위예술가로 잘 알려져 있다.

한국에서 최근 개인전을 한 바 있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아티스트 토마스 사라세노는 그가 오랫동안 연구해온 ‘에어로센(Aerocene)’ 즉 열기구 비슷하지만 화석연료 없이 오로지 공기와 태양열로 떠오르고 이동하는 기구에 사람을 태우는 실험을 할 예정이다. 그 과정과 결과를 찍은 영상이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1월 21일부터 3월 22일까지 상영될 예정다. 14일 서펜타인 갤러리에서 만난 사라세노는 "나의 작품은 인간과 모든 생명체가 지구라는 비행선에 함께 탄 승객이며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에 바탕을 두고 있다"며 "그런 맥락에서 이번 전시는 커넥트를 주제로 한 이번 주제와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1월 28일부터 3월 20일까지 영국 작가 앤 베로니카 잰슨이 색색의 빛 안개로 가득찬 공간을 전시하는 한편, 한국 작가 강이연이 방탄소년단의 춤동작을 바탕으로 한 프로젝션 맵핑 아트를 선보일 계획이다. 그 다음 2월 4일부터 3월 27일까지 뉴욕에서는 브루클린 브리지 공원 피어3 구역에서 안토니 곰리가 마치 3차원 공간에 펜으로 선을 엉키게 드로잉을 한 듯한 거대 알루미늄 튜브 조각 ‘뉴욕 클리어링’을 선보인다.

런던의 서펜타인 갤러리. 14일 이곳에 '커넥트,BTS' 프로젝트에 참여한 작가들이모였다. [사진 문소영]

런던의 서펜타인 갤러리. 14일 이곳에 '커넥트,BTS' 프로젝트에 참여한 작가들이모였다. [사진 문소영]

BTS는 영상 인사에서 “우리는 각자 다른 문화 배경에서 와서 각기 다른 인생을 겪었고 다른 언어로 이야기한다"면서 "동시대미술과 음악 또한 서로 다른 세계다. 이 프로젝트는 이러한 다양성을 진정으로 대변하고 세상을 향한 우리 공동의 긍정적인 메시지를 창조하기 때문에 우리에게 특히 의미 깊다”고 강조했다.

‘커넥트, BTS’의 모든 전시는 무료로 공개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방탄소년단이 '다양성'이라는 큰 화두 아래 음악의 테두리를 넘어서 현대미술과 대중과의 거리를 좁히는 데도 앞장서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각 미술관을 찾는 관람객들은 BTS가 작품을 설명하는 특별 영상을 볼 수 있다. 이 영상은 ‘커넥트, BTS’ 공식 웹사이트 (www.connect-bts.com) 를 통해서도 볼 수 있다. 런던=글·사진 문소영기자 moon.s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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