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軍도 중국 방문자 파악하고, 긴급 공지 내리고…우한 폐렴에 촉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의 국내 감염 사례가 잇따르면서 군 당국도 중국을 다녀온 장병 파악에 나서는 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8일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중국을 방문한 장병은 모두 190여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확진자는 나오지 않았지만, 이날 오후 6시를 기준으로 육군 41명·해군 22명·공군 27명·국방부 직할부대 소속 34명 등 124명은 추후 관찰 조치가 필요해 자택(65명)과 소속 부대(59명)에 각각 격리 조치됐고 나머지 인원은 감시 기간이 끝난 것으로 판단됐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격리된 인원 중 간부는 64명이고, 병사는 60명이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격리된 장병은 92명이었지만, 이후 중국에서 전지훈련 중이던 국군체육부대의 조귀 귀국에 따라 인원이 늘었다. 국방부 관계자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증상이 없어도 예방 차원에서 잠복기 이내 인원을 모두 격리했다”며 “이들은 우한 지역이 아닌 중국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장병 휴가·외출·외박 전면 금지 조치를 시행하진 않고 있지만, 각급 부대에서 복귀하거나 외부 출입자 전원에게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또 환자 발생지역 내 부대의 경우 외출·외박 등을 통제하고, 군 행사를 자제하도록 권고했다.

28일 오전 대전 동구 대전복합터미널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뉴스1]

28일 오전 대전 동구 대전복합터미널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뉴스1]

국군의무사령부(의무사)는 지난 6일부터 ‘중국 우한시 집단 폐렴 발생 관련 감시체계 강화’ 지침을 전군에 시달했다. 또 국군의학연구소에 관련 진단 체계를 구축하고 국군수도병원에 국가지정격리병실(8병상)을 운영하는 동시에 군 역학조사관 출동태세도 준비했다.

의무사는 지난 23일 질병관리본부 비축물자인 개인보호의 5000벌과 N95 마스크 2만여개를 확보해 13개 군 병원에 배포하기도 했다. 감염병 위기경보 ‘경계’ 단계에서 운영되는 선별진료소 운영 준비도 마쳤다. 일반시설과 분리된 선별진료소를 통해 체온 37.5도 이상의 의심 환자를 관찰한다는 계획이다.

주한미군도 비상이 걸렸다. 주한미군사령부가 위치한 경기도 평택에서 우한 폐렴 확진자가 나왔기 때문이다. 주한미군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에서 4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이중 한명이 평택에 거주한다"며 "증상이 있을 때는 가이드라인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발열, 기침, 호흡곤란 등이 있을 경우 미국의 의료·치료를 받고 방문지와 증상을 병원에 알릴 것 ▶기침과 재채기를 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입과 코를 휴지 또는 소매로 가릴 것 ▶비누와 물로 손을 20초 이상 씻거나 손 세정제를 수시로 사용할 것 ▶가능한 우한과 중국 방문을 자제할 것 등을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했다.

2015년 6월 메르스 사태 당시 오산 공군작전사 출입문 근무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차량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중앙포토]

2015년 6월 메르스 사태 당시 오산 공군작전사 출입문 근무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차량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중앙포토]

국방부 관계자는 “정부 유관기관과 함께 긴밀한 협력체제를 유지한 가운데 우한 폐렴의 확산 방지와 국내 유입차단을 위해 적극적으로 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