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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4명, 카카오 3명…올봄 상장사 40곳 사외이사 61명 바꿔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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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3월 주주총회를 앞둔 대기업 상장사 40곳이 사외이사 61명을 ‘억지 퇴임’ 시켜야 한다. 본지가 자산 기준 10조원 이상의 대기업집단에 소속된 상장사 264곳을 전수 조사한 결과, 올 3월 주총에서 새로 사외이사를 선임해야 하는 곳은 40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6년 넘으면 연임 불가로 법 개정 #적임자 찾기 고심 ‘스와핑’ 얘기도

이들이 새로 뽑아야 할 사외이사는 61명. 올 3월 임기 만료 기준으로 사외이사 재직 기간이 이미 6년을 넘었거나, 6년에 1~3개월밖에 남지 않아 연임이 불가능한 곳이다.

오는 3월 주총에서 사외이사 교체해야 하는 대기업 상장사.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오는 3월 주총에서 사외이사 교체해야 하는 대기업 상장사.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기업들이 3월 주총에 맞춰 한꺼번에 사외이사 구인에 나서야 하는 건 상법 시행령 개정안 때문이다.

당장 삼성SDI는 사외이사 4명을 모두 바꿔야 할 처지다. 대기업집단 상장사 중 13곳은 사외 이사 2명씩을 새로 뽑아야 한다. 기업들은 ‘사외이사 구인난’을 호소한다. A기업 관계자는 “사외이사는 전문성, 다양성, 독립성 등을 두루 고려해야 하고 또 본인이 고사하면 어렵다”며 “각 기업이 똑같은 시기에 비슷한 인재풀에서 뽑다 보니 눈치싸움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B기업 관계자는 “사외이사를 스와핑(서로 바꾸는)하자는 어처구니없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했다.

상장사협의회는 앞서 올해 사외이사를 바꿔야 하는 곳이 566개, 총 718명이라고 발표했다. 대기업집단의 소속 기업은 72곳, 103명이었다. 이 조사는 오는 3월 주총을 기준으로는 6년이 안 됐어도, 이번 주총에서 연임할 경우 6년이 넘는 경우까지 포함한 숫자다. 하지만 법무부 관계자는 “시행령을 잘못 이해한 조사 결과”라며 “올해 아직 6년이 안 됐고, 만약 연임할 경우는 6년이 넘어도 새로 부여받은 잔여 임기를 보장한다”고 말했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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