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우한폐렴 잠복기에도 전염"…확 퍼져 환자 2000명 돌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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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보건당국이 우한 폐렴이 잠복기에도 전염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NHC)는 26일(현지시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우한 폐렴을 일으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잠복기인 최장 14일 중에도 전염성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02년 발생한 사스의 경우 잠복기에는 전염이 되지 않았다. 이와 달리 우한 폐렴은 감염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동안 환자 자신도 모르게 타인에게 질병을 옮길 수 있다는 의미다.

중국 우한지역 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 [신화=연합뉴스]

중국 우한지역 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 [신화=연합뉴스]

아울러 NHC는 변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마샤오웨이 NHC주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당국의 이해가 제한적이다. 발병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더라도 즉시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재확인하며 “이 때문에 확산 방지와 추가 감염을 위한 당국의 어려움이 가중됐다”고 덧붙였다.

中 우한 폐렴 확진자 2000명 넘어

중국에서는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기준으로 ‘우한폐렴’ 확진자와 사망자가 걷잡을 수 없이 늘고 있다. 중국에서만 우한 폐렴 확진 환자가 2000명을 넘어섰다.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26일 오후 1시 기준 홍콩과 대만, 마카오를 포함한 중화권 전역에서 2005명의 ‘우한 폐렴’ 확진자가 나왔고 사망자는 56명이다. 사망자는 불과 하루 사이 15명이 급증했다.

확진자의 경우 발병지인 우한을 포함한 후베이성에서 1052명으로 1000명을 돌파했고, 저장성·광둥성·상하이 등 40명이 넘는 지역이 속출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30대 미국 남성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발표한 21일 프로비던스 지역 의료센터 응급실 앞에서 직원들이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30대 미국 남성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발표한 21일 프로비던스 지역 의료센터 응급실 앞에서 직원들이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우한 폐렴’ 확진자는 전 세계로도 확산하고 있다. 중화권인 홍콩과 마카오에서 4명, 대만에서 3명의 확진자가 각각 나왔고, 이날 한국에서도 1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아 모두 3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 밖에도 태국·일본 각 4명, 베트남 각 2명, 미국·프랑스·싱가포르·말레이시아 각 3명, 네팔·호주 각 1명 등이다. 미국과 일본의 경우 이날 하루 동안 각 1명의 추가 확진자가 발생했다. 미국의 세 번째 확진자와 일본의 네 번째 확진자 모두 중국 우한시에서 온 여행객으로 확인됐다.

시진핑 ‘전염병과 전쟁’ 선언…“정신 차리고 일하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연합뉴스]

시진핑 국가 주석은 춘제임에도 이례적으로 25일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를 긴급 소집해 ‘전염병과의 전쟁’을 선언하고 ‘우한폐렴’ 전방위 대책을 재촉했다.

시 주석은 일선 지도자들에게 정신 차리고 현장에서 똑바로 일하라고 지시하며 관련 약품과 물자를 총동원하라고 지시했다.

관리들에 대한 문책도 이어졌다. 후난시에서는 ‘우한 폐렴’ 초기 대응을 제때 하지 못한 위생건강국장을 정직시켰다.

시진핑 지도부의 불호령에 중국 정부는 우한을 비롯해 확진자가 발생한 도시를 폐쇄하고 의료진을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마 주임은 기자회견에서 “의료진 1350명 이상이 이미 우한에 투입됐으며 1000명 이상 추가 인력이 더 투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도시뿐만이 아닌 근교 농촌 지역에서도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가 취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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