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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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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특히 의류·구두 등 신변잡화용품에서의 이 같은 현상은「비싸야 잘 팔린다」는 기존의 인식을 바꿔 터무니없이 비싼 옷값·구두 값들을 전체적으로 끌어내리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림상사(주)의 경우 보통 5만∼7만원 정도하는 기존 구두에 비해 싼2만∼3만원대의 구두를 내놓았다.
이 회사는「미스 미스터」라는 브랜드로 1년만에 전국1백10개 지점에 3백억원의 연간매출 목표를 잡을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이 회사 기획실 홍원의 주임은『철저한 시장조사를 통해 소비자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상품을 내놓은 것이 효과를 거둔 것 갈다』고 말했다.
이 회사가 개업이전에 1천2백명의 중산층 소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73.6%가 『시중의 구두 값이 너무 비싸다』고 지적하면서 2만∼3만원대의 실용적인 메이커구두를 원했다는 것.
결국 얇고 부드러운 수입가죽을 쓰지 않는 대신 조금 두꺼우나 질긴 국산소가죽을 쓰고 박리다매 형식을 취한 판매전략이 주효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 회사는 품목을 구두에서 핸드백·벨트·지갑·양말·액세서리 등 신변용품으로 늘려가고 있다. 핸드백의 경우도 국산소가죽을 이용, 2만3천∼3만9천원의 가격으로 선보이고 있다.
「이랜드」(주)는 저가의류브랜드로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86년 개업한 이 회사는 현재 전국 5백80개 지점에 총 매출 1천2백억원을 겨냥하고있다.
서울 명동점 홍의빈 지배인은『이랜드가 저가 의류를 보급하게 된 것은 대학가에서 작은 옷가게를 경영하면서 적은 돈으로 옷을 맵시 있게 입으려는 소비자의 기본욕구를 파악하게 된 것이 동기』라고 말했다.
최고급소재를 쓰지 않는 대신 디자인·색상·실용성·가격면에서 소비자를 만족시킨다는 이 회사는 5개 캐주얼 제품을 내 놓아 젊은 중산층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가격은 면바지 1만7천∼1만9천원, 점퍼 2만7 천∼4 만 6천원, 면 남방8천∼1만 3천원대 수준.
이 같은 중·저가 브랜드 선풍은 기존의류업계에도 작용, 삼성물산·논노 등에서도 이런 상품개발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고급·고가품을 취급한다는 인상을 주는 일류백화점에서도 유통마진을 줄이고 실용성을 높인 자체개발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같은 성격을 가진 다른 상품의 70∼80% 가격수준 인상 등 남녀 의류·잡화·가정·주방용품 등 다양한 품목을 취급하는 12개의 중·저가 브랜드를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있다.
피코크 신사· 숙녀 구두는 3만2천원부터,「베스트 마인드」블라우스는 3만9천∼4만 9 천 원정도.
롯데백화점도 2만5천원대의「롯데 신사·숙녀화」,10만원 이하의「롯데남성정장」등 자체상품을 개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 저렴한 가격을 유도하는 중·저가상품 전문취급백화점인 새나라 슈퍼백화점을 열어 일반상품의 50∼55%가격에 판매하고 있다』고 백화점 측은 말했다.
의사로 비교적 소득이 높은 김명희씨(39·여·서울 중구 장충동)는『고가 의류 등으로 사람의 신분을 재는 시대는 지났다』며『무조건 비싼 것을 찾기보다 실용성과 개성을 추구하는 선진국 소비자의여유를 체득할 때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고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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