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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영 팀장님' 사라질까…스팸 1억2000만건으로 금융 사기 막는다

중앙일보

입력

방송통신위원회가 스팸을 통해 보이스피싱, 금융 사기, 불법 도박 등 범죄 행위를 막기 위해 빅데이터를 전면 개방하기로 했다.

14일 방통위가 발표한 '스팸 데이터 개방 사업'에 따르면 방통위는 연간 누적되는 스팸 관련 데이터 1억2000만 건을 민간 기업과 공공기관에 제공해 스팸을 차단하고 범죄 예방에 앞장설 예정이다.

상담인이 ‘김미영 팀장’으로 돼 있는 대출 권유 문자. 금융 사기로 이어지는 경우가 잦았다.

상담인이 ‘김미영 팀장’으로 돼 있는 대출 권유 문자. 금융 사기로 이어지는 경우가 잦았다.

문자 메시지와 음성 스팸을 통한 도박 알선, 대출 사기, 주식 사기 범죄는 매년 증가세다. 악성 스팸에 대한 신고 건수는 2016년 712만건에서 지난해 1564만건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특히 지난해 신고된 휴대전화 문자 스팸(1702만건) 중에서 도박, 불법 대출, 주식 관련 문자 스팸이 60% 이상(1035만건)을 차지했다.

방통위는 그간 개별적으로 신고된 건을 처리하거나 조사하는 데 그쳤던 데이터를 관계 기관에 전격 개방한다.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는 지난해 10월 불법 경마 사이트를 단속하고 차단하는 한국마사회에 스팸 데이터를 제공한 것이다. 올해부터는 이같은 협력 사례가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금융감독원, 은행연합회, 농협중앙회, 15개 은행 등과 후후앤컴퍼니는 대출 사기와 불법 대출 스팸을 근절하기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한다. KISA가 현재 운영하고 있는 '휴대전화 스팸 실시간 차단 시스템'에 은행이 사용하는 공식 전화번호 18만여 개를 등록하고, 이와 다른 번호의 은행 대출 스팸 문자가 신고되면 은행 사칭 사기 문자로 걸러져 차단되는 것도 가능해진다.

머지않아 스팸 관련 빅데이터를 분석해 기술적으로 차단하는 해결책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한국거래소 등과 협력을 확대해 솔루션을 개발할 예정이다. 민간 기업들과 대학에서도 스팸을 통계적으로 분석하고 기술적으로 차단하는 대책을 연구할 수 있게 장려한다는 계획이다.

방통위는 이들 외산폰 이용자들도 스팸 신고를 할 수 있도록 '스팸 간편 신고 앱(애플리케이션)'을 연내에 개발할 예정이다. 그동안 아이폰 등 외산 아이폰에는 스팸 간편 신고 기능이 탑재되지 않았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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