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MLB 경기서 파울볼 맞은 어린이 “영구적 뇌 손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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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 메이드 파크에서 열린 2019 MLB 시카고 컵스-휴스턴 애스트로스전 도중 컵스 타자 앨버트 알모라 주니어의 파울볼에 맞은 여자 어린이(가운데)가 한 남성에게 안겨 관중석을 빠져나가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 메이드 파크에서 열린 2019 MLB 시카고 컵스-휴스턴 애스트로스전 도중 컵스 타자 앨버트 알모라 주니어의 파울볼에 맞은 여자 어린이(가운데)가 한 남성에게 안겨 관중석을 빠져나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해 5월 미국프로야구(MLB) 시카고 컵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 경기 도중 파울볼에 머리를 맞은 여자 어린이가 영구적인 뇌 손상을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AP통신은 8일(한국시간) 해당 가족의 법률 대리인인 리처드 미소프가 휴스턴 지역 일간지 '휴스턴 크로니클'과 가진 인터뷰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미소프 변호사는 파울볼에 맞은 어린이가 영구적인 뇌 손상을 입고 7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도 발작 위험 때문에 약물치료를 받고 있고, 아마도 남은 평생 치료를 받아야 할 것"이라며 "이 문제는 해결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들 말로는 중추신경계에 입힌 손상이 뇌졸중과 비슷하다고 한다"며 "발작, 감각 상실, 공간 인식 장애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통신에 따르면 의사들은 이 어린이가 인지 능력까지 훼손됐는지는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 사고는 지난해 5월 30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미닛 메이드 파크에서 열린 컵스와 휴스턴의 경기 중 발생했다.

4회 시카고 컵스 앨버트 알모라 주니어의 타구가 3루 쪽으로 향해 날아갔다. 직선으로 날아간 공은 파울 라인을 넘더니 관중석에 앉아있던 4살짜리 여자 어린이를 맞혔다. 파울볼에 맞은 어린이는 3루 원정팀 더그아웃 지붕 끝까지만 설치된 파울 보호망으로부터 약 3m 떨어진 곳에 앉아있었다.

공에 맞은 아이는 곧바로 한 남성에게 안겨 관중석을 빠져나갔다. 당시 자신의 공이 어린이를 맞췄다는 것을 알게 된 알모라 주니어는 괴로워했고, 공수 교대 후 울음을 터트렸다.

어린이의 가족은 사고 한 달 뒤 법률 대리인을 통해 "파울볼에 맞은 아이의 두개골이 골절됐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검사 결과 두개골이 골절되고, 뇌 경막 아래 공간에 출혈이 발생해 비정상적인 뇌파가 지속하는 등 상태가 심각하다고 가족들은 밝혔다. 당시 어린이는 병원에 입원해 추가적인 발작을 막기 위해 약물치료를 받았다.

아이의 가족은 아직 소송을 제기하지 않았다. 미소프 변호사는 휴스턴 구단 측과 접촉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다.

이 사고는 MLB를 비롯해 국내에서도 야구장 안전 문제 논란으로 번졌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최근 올 시즌부터 30개 구단 모두가 내야 파울 보호망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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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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