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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성 정치참여 부쩍 늘었다|한국여성유권자승 「여성과 선거」 국제세미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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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미국·대만 등에서 여성정치인들의 수는 계속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일본은 최근 참의원 선거에서의 「여성선풍」으로 여성들의 정치참여에 전환기를 맞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한국 여성유권자연맹 주최로 6∼7일 호텔 롯데월드에서 열린 「여성과 선거」를 주제로 한 국제세미나에서 발표됐다.
지방자치시대 개막을 앞두고 해외여성 정치계의 현황을 알아보기 위해 마련된 국제세미나에는 린다 버글린 미미네소타주상원의원, 노다 세이코 일본 기후현의원, 티나 판대만 타이베이시의원 등 각국 현역 지방의회 여성의원 및 관계자 13명이 초청됐다.
옌린 쿠교수(대만 국립차오퉁대)는 「정치권에서 여성의 역할」이란 발표를 통해 『헌법에 보장된 여성의석할당제에 힘입어 각종 선거에서 당선되는 여성의 숫자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여성의석할당제는 47년부터 헌법 제134조에 의해 국회의 경우 타이베이시 1석, 카오슝시 1석, 그 밖의 지역 전체에서 5석등 7석을 여성에게 할당하는 것.
이 같은 의석 할당제는50∼60년대 10%의 여성 선량을 배출하는데 기여했으나 70년대 이후 이제도의 보호를 받지 않고도 당선되는 여성들이 늘어나면서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는 것. 특히 일부는 이 제도가 오히려 소속 정당의 여성공천을 제한하고 있다고까지 비판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만의 여성정치인들이 사회변동과정에서 주도권을 잡지 못했으며, 이것은 다선 의원이나 정당 내 의사결정권자적 지위에 오른 여성들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루이스 밀러 의원(미워싱턴주하원)은 「미국여성정치인들의 현황」을 통해 『여성정치인들의 수는 증가일로에 있으며 특히 주의회·주정부를 중심으로 여성세가 활발한 신장세를 보이고있다』고 말했다.
정당차원에서는 84년 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이 제랄딘 퍼레로여사를 부통령후보로 내보냈으며, 현재 국회에는 2명의 상원의원과 26명의 하원의원 등 28명의 여성의원이 활동하고 있다.
주행정관으로는 전체 3백30개 선출직 중 13.6%가 여성이며 주지사 3명·부지사 4명이 여성이다.
이밖에도 군·시 관직에는 투표로 선출되는 1만8천4백83명중 8.9%가 여성이며 3만명 이상 인구의 시 가운데 13.1%가 여성시장이다.
주의회에는 현재 16.9%가 여성의원으로 69년에 비해 4배나 늘었다는 것. 특히 이들 가운데 정치권내의 비중 있는 인물들이 늘어나면서 육아·남녀동일수준 임금 지급 등의 여성문제해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보 기미코 여사(이치가와 후사에 기념회의 출판부장)는 「일본정치와 여성의 역할」을 통해『금년7월 선거를 통해 여성유권자들이 변화를 원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고 말하고 변화세력으로서 여성세의 급격한 부상은 일본정치계의 전환기로 연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의원·정부·시의회·시장등 각 분야에서 여성선출자는 60년대 들어서며 계속 하락세를 보여왔으나 소비세·농수산물 수입증가·리크루트 스캔들·섹스스캔들에 대한여성유권자들의 의식전환으로 최근 이런 추세가 반전됐다는 것. 그는 『정치가 생활의 질을 높이는 것이란 인식을 여성들이 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홍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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