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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노인 우울증 90% 이상 선별 가능한 평가 도구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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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병원리포트  연세대 간호대학 김희정 교수팀
노인 우울증을 객관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알고리즘이 개발됐다. 이번 평가 도구 개발로 노인 우울증을 사전에 예측해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주일간 평균 활동량 #환경적 빛 노출의 차이 #일별 수면의 질로 예측

연세대 간호대학 김희정 교수팀은 세브란스 헬스IT산업화지원센터의 지원을 받아 독거노인 우울군을 정확히 선별 가능한 알고리즘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1만73명 중 21.1%가 우울 증상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노인은 은퇴와 경제적 능력 상실, 배우자 사망 등으로 우울 현상을 겪기 쉽다. 특히 독거노인은 부부 노인보다 정신건강이 취약한 편이라 우울증 유병률이 더 높다.

노인 우울증은 순환기 질환이나 치매와 같은 합병증을 초래한다. 우울증을 제때 진단해 관리하지 못하면 질병 치료를 위한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는 것은 물론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노인 우울증은 노인이 호소하는 주관적인 감정만으로 진단하기엔 증상이 비정형적이라 예측이 어렵다.


우울군 활동량은 비우울군의 75% 수준

연구팀은 2016~2017년 우울감을 호소하는 65세 이상 독거노인 47명을 대상으로 주간 활동량, 주간 빛 노출, 수면 패턴 등의 평가 요소를 적용해 우울증 정도를 평가했다. 2주간 활동 기록기로 생체 측정 지표를 수집하고 하루 네 번씩 대상자의 주관적 우울감 정도(1~10점)를 측정했다.

조사 결과 47명 중 실제 우울증이 있는 사람은 18명, 우울증이 아닌 사람은 29명이었다. 즉 주관적인 우울감을 기준으로 봤을 때 독거노인 47명 모두 우울감을 호소했으나 객관적으로 분석한 결과 18명만 우울군으로 식별됐다. 실제로 우울군의 활동량(67.4)은 비우울군(90.5)보다 25.6% 낮았다. 우울감 없이 좋은 기분을 평가한 생태순간평가에서도 우울군 5.1점, 비우울군 6.6점이었다.

하루 1회, 일주일 이상의 주관적인 우울 점수인 생태순간평가와 함께 생체 측정 지표인 주간 평균 활동량, 환경적 빛 노출의 차이(특히 오후 4~8시), 일별 수면의 질만으로 90% 이상 우울군 선별이 가능했다. 연구팀은 그동안 우울 선별에 쓰이는 노인 우울 척도(GDS)나 해밀턴 우울 척도 같은 임상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 활동량과 활동 지표만으로 우울증 정도를 측정하는 알고리즘을 구축했다.

김희정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노인 우울증 대상자를 객관적으로 선별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독거노인의 정신건강을 지속해서 평가해 증상 중심의 개인별 중재 프로그램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해외 학술지 ‘의학인터넷연구저널 자매지 모바일 헬스 및 유헬스’ 최신호에 실렸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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