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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구속영장 기각뒤 첫 서초집회선…"우리가 이겼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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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조국수호·검찰개혁·공수처 설치를 위한 서초달빛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공수처 설치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뉴스1]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조국수호·검찰개혁·공수처 설치를 위한 서초달빛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공수처 설치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뉴스1]

“우리가 이겼다!”

28일 오후 5시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서초 달빛집회’에 참가한 이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300m 정도 되는 차로 3개를 꽉 채운 사람들은 저마다 ‘조국 수호’ ‘검찰개혁’ ‘공수처 설치’ 등의 피켓을 들고 있었다. 이번 집회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지지 모임인 ‘함께 조국수호 검찰개혁(함께개혁)’이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를 비판하고 공수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 통과를 촉구하기 위해 열었다.

행사에선 27일 새벽 조 전 장관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을 자축하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본인을 ‘수원에서 온 여자 조국’이라고 밝힌 한 참가자는 “26일 온종일 가슴을 졸였다. 그러다 영장 기각이라는 말에 조국 수호를 더 목놓아 외쳤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때 나도 모르게 ‘우리가 이겼다’라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그때 외치지 못한 이들을 위해 (다시 한번) 하겠다”고 했다. 참가자들은 피켓을 흔들며 ‘우리가 이겼다’를 따라 외쳤다.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서초달빛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조국수호와 검찰개혁,공수처 설치 등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서초달빛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조국수호와 검찰개혁,공수처 설치 등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이 참가자는 조 전 장관의 부인이자 지난 10월 구속된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보낸 편지도 소개했다. 그는 정 교수가 ‘조국 엽서’에 답장을 해왔다며  “‘저와 제 남편을 기억하고 격려해주신 그 손글씨를 통해 수많은 깨시민의 마음을 전달받았다. 제가 이곳에 있게 된 유일한 이유였던 사법 개혁ㆍ공수처 설치ㆍ검경 수사권 조정안 통과를 위해 그날이 오는 날까지 그리고 촛불 시민들의 희망이 실현될 때까지 모든 분의 건강을 기원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다만 연단에 올라온 ’함께개혁‘의 한 회원은 “한 경기에서 이긴 것뿐이다. 프로야구에서 한 경기에서 이겼다고 그 팀이 이긴 것은 아니다.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았고 가야 할 길이 멀다. 시민들이 외치면 이길 수 있다고 하는 자신감을 가지고 긴 시즌을 뚜벅뚜벅 걸어 우승해야 한다”고 했다.

28일 오후 5시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서초달빛집회'에서 한 참가가 '조국 수호'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두르고 있다. 이우림 기자.

28일 오후 5시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서초달빛집회'에서 한 참가가 '조국 수호'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두르고 있다. 이우림 기자.

이날 연단에는 초등학생이 올라와 마이크를 잡기도 했다. 본인을 ‘구미에서 올라온 두 아이를 키우는 평범한 가정주부의 아들’이라고 소개해다. 이 학생은 “초등학교를 졸업하는데 학교에서 장학금을 받을지 표창장을 받을지 물어보라고 하는데 엄마는 절대 받으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한다”면서 “엄마가 매주 토요일마다 서초에서 검찰개혁을 외쳐서 제가 상을 받으면 검찰 조사를 받을 수 있다며 눈물을 글썽였다”고 했다. 이에 장내엔 웃음이 터졌다.
학생은 이어 “학교에서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라고 배웠는데 왜 죄 없는 사람들이 구치소에 있어야 하고 대한민국 검찰이 죄 없는 사람을 마음대로 가두는지 알 수 없다. 표창장을 떳떳하게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집회는 2시간 동안 시민들의 자유발언으로 채워졌다. 발언을 마친 시민들은 무대에서 내려가기 전 각자 준비한 구호를 외쳤는데 이때마다 집회 현장 맞은편에 위치한 대검찰청 건물 외벽에는 ‘우리가 조국이다’ ‘조국 수호’ ‘공수처 설치’ ‘윤석열 방 빼’ 등의 레이저 빔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한편, 2019년 마지막 토요일인 이날 광화문에선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 등 10여개의 보수단체가 오후 1시부터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 집회를 열어 조 전 장관의 구속영장 기각을 규탄하고 문재인 정부 실정을 지적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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