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방관하는 나라 어디 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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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서울대 교수협의회는 25일 "대학이 폭력에 유린당해선 안 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21일 발생한 전국보건의료노조의 총학생회 간부 폭행 사건과 관련해서다. 보건의료노조는 당시 서울대 노천강당에서 심야 집회를 열던 중 소음에 항의하던 학생회 간부 2명을 집단 폭행했다.

교수협은 성명에서 "서울대의 불허와 저지에도 불구하고 보건의료노조 조합원 1500명이 무단 침입해 소음을 일으키면서 철야농성을 하고 이를 만류하는 학생들을 폭행하는 사태가 벌어졌다"며 "대학 캠퍼스에 이 같은 반지성적이고 폭력적인 사태가 더 이상 용납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대학과 사회의 기본 질서가 이렇게 유린당하고 있는데도 방관하는 나라가 전 세계에 어디 있단 말인가"라며 "민주화 과정에서 학문의 전당인 대학 캠퍼스가 민주화 투쟁의 전당으로 역할을 했지만, 더 이상 이익집단의 시위와 농성의 장으로 이용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수협 회장인 장호완(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많은 교수가 대학의 질서와 학문의 바탕이 유린당하고 있다고 우려해 성명을 낸 것"이라고 말했다. 교수협은 이장무 총장에게 성명을 전달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이날 "보건의료노조가 입원 치료 중인 이두희(23) 총학 미디어국장을 비롯한 서울대 학생들에게 27일 오후 7시까지 공개사과하지 않으면 28일부터 법적 고소와 삭발 단식투쟁 등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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