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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맞은 美, '北 성탄절 선물' 예의 주시…경계 강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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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30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군사분계선에서 만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30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군사분계선에서 만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미국이 25일(현지시간) 성탄절을 맞아 북한의 동향과 도발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북한의 '성탄절 선물' 이라며 도발 엄포 때문이다.

성탄절을 앞두고 북한은 특별한 군사적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일각에선 크리스마스를 넘기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북미 간 대화 동력이 될만한 카드도 마땅치 않고, 북한이 언제든 도발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만큼 미국은 높은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은 한국시간으로 24~25일 북한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기 위해 리벳 조인트(RC-135W), E-8C 조인트 스타즈(J-STARS) 등 정찰기 4대를 동시에 한반도 상공에 띄웠다. 첨단 정찰기 4대가 한꺼번에 동원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데이비드 이스트번미 국방부 대변인은 북한 동향 관련 미국 대응에 대해 "미국은 전 세계 파트너, 동맹들과 함께 크리스마스에도 우리를 지킬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성탄절 도발을 넘기더라도 연말·연초 언제든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농후한 상황이다.

미언론은 그 시기와 수위를 놓고 다양한 전망을 제기했다.  찰스 브라운 미 태평양공군사령관은 지난 17일 기자들과 만나 "내가 예상하기로는 장거리 탄도미사일의 일종이 선물이 될 것"이라며 "(시점이) 성탄 전야냐, 성탄절이냐, 신년 이후냐의 문제일 뿐"이라고 말한 바 있다.

미 언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와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북한의 노선을 밝히고 조만간 도발에 나설 것이라 관측한다. 도발 수위는 ICBM 내지 잠수함탄도미사일(SLBM) 발사 시험, 지하 핵실험,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중단의 파기 선언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북한이 실제 도발 여부 또 그 수위에 따라 향후 북미 관계를 결정할 변곡점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미국으로서는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핵실험과 ICBM 시험 발사를 일종의 '레드라인'으로 설정했기 때문에 북한이 이 선을 넘으면 북미 관계는 위기 상황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 미국은 성탄절 이후에라도 추가적인 상황 악화를 막고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해법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북한의 '성탄절 선물' 질문에 "아주 성공적으로 처리할 것"이라면서도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구체적 언급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추가 질문이 이어지자 "아마도 좋은 선물일 수도 있다"며 미사일 시험 발사가 아니라 예쁜 꽃병 같은 선물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에 경고 메시지를 던지는 동시에 지나친 긴장 부각을 피해 북한의 태도 변화를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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