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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 선물’ D데이…지구촌이 김정은만 쳐다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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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구촌 명절인 크리스마스에도 주역이다. 북한이 예고했던 ‘성탄 선물’ 탓에 지구촌엔 ‘북한 경보’가 내려졌다. 한반도엔 크리스마스 이브에 미군 통신감청기인 리벳조인트와 지상감시기인 조인트스타스가 떴다. ABC방송에 따르면 미국에선 연방항공청(FAA)이 ‘올 연말 또는 내년 초’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비한 경계령을 내렸다.

미군 통신감청기 한반도 출격 #단발성 아닌 ‘선물 세트’ 경계

김 위원장의 ‘성탄 선물’을 놓곤 한·미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인공위성, 핵 협상 중단, 핵실험 등 다양한 관측이 계속됐다. 일각에선 ‘단발성 선물’이 아닌 핵 협상 중단 선언+인공위성 발사+ICBM 발사 등 내년 초까지 이어지는 순차적 ‘선물 세트’란 전망도 있다. 뭐가 됐건 북한은 허를 찔러 도발할 것이라는 게 북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의 첫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한 김 위원장의 ‘거래 계산서’는 밑지는 장사는 아니었다. 김 위원장은 북한 인권 탄압의 책임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상대로 바뀌었다. 북한은 올해 5월 이후 단거리 탄도미사일, 대구경 방사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을 13차례나 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작은 것들(smaller ones)”로 무시했다. 그 바람에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을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 대신 단거리는 문제 없다는 ‘트럼프 스탠더드’가 등장한 듯한 양상이다.

비핵화의 핵심은 실제 핵폐기다. 하지만 북한은 핵무기·핵물질을 계속 생산 중이다. 동결까지도 가지 않았다. 신원식 전 합참 차장은 “한·미 연합훈련 중단은 북한 핵시설 사찰과도 교환할 카드였는데 너무 허망하게 써버렸다”며 “북한은 불완전한 동결 속에도 트럼프와 정상회담을 하는 성과를 얻어냈으니 남·북·미 중 가장 이득을 본 게 북한”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직거래하면서 남북관계의 주도권도 확보했다. 한국 정부의 도움을 받아 트럼프 대통령과 얼굴을 튼 김 위원장은 이젠 한국 무시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스티븐 비건 대표가 이달 서울에 와서 북한을 향해 ‘나 여기 있다’고 밝힌 자체가 한국 정부의 대북 중재력 부재를 보여준다”며 “대남 관계는 우리가 주도한다는 자신감을 북한에 심어준 게 뼈아픈 대목”이라고 말했다.

채병건 국제외교안보 에디터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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