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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바닥 찍었나…내년엔 정말 좋아질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경기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직원이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경기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직원이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12월(20일까지)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대비 16.7%나 줄었다.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는 상향조정되고 투자의견은 매수가 우세하다. 올해 극심한 침체를 겪은 반도체 시장이 내년엔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전망때문이다.

수출 감소폭 줄고 수요 늘어나 #D램 가격 이달들어 10% 상승 #윈도우7 종료, 5G 등 호재 기대 #내년 반등 후 회복 예상하지만 #드라마틱한 성장 기대는 힘들어

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부터 내리막길이었던 반도체 시장이 1년만에 반등기미를 보이고 있는 건 사실이다. D램의 현물가격이 이달 들어 급등했다. 시장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이달 들어 D램 현물 가격은 10% 이상 올랐다.

이달 5일 2.73달러(DDR4 8Gb 기준)로 바닥을 찍은 후 상승세로 돌아서 16일 이후에는 꾸준히 3달러대를 지키고 있다. 지난 7월 일본의 수출규제 여파로 열흘 만에 24% 급등한 적이 있지만 이번 상승세는 실제 수요가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기 성남시 SK하이닉스 분당캠퍼스 모습. [연합뉴스]

경기 성남시 SK하이닉스 분당캠퍼스 모습. [연합뉴스]

12월(20일까지) 반도체 수출이 지난해보다 16.7% 줄어든 것도 11월 전년 대비 감소 폭(30%)에 비하면 사정이 훨씬 나아진 것이다. 일반적으로 12월이 반도체 비수기로 여겨지는 것을 감안하면 긍정적인 신호로 읽힌다.

반도체 업체들의 줄어든 재고도 긍정 전망을 뒷받침한다. 메모리반도체 세계 3위 업체인 미국 마이크론은 지난 18일(한국시각) 실적발표(9~11월)를 통해 재고 자산 규모가 49억4300만 달러(약 5조7600억원)로 전 분기보다 3.4% 줄었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재고 규모도 지난 3분기부터 감소세다.

특히 내년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7 지원을 종료하기로 해 많은 기업이 PC를 업그레이드하거나 교체하면서 반도체 수요는 증가가 예상된다. 일본과 러시아, 독일 등이 5G(세대) 이동 통신 상용화를 시작하고 아마존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 같은 클라우드 업체가 데이터센터를 더 늘리기로 한 것도 호재다.

전세계 반도체시장 매출액 추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전세계 반도체시장 매출액 추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에 따르면 2019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 매출은 4228억 달러(약 505조1614억원)로 추산된다. 하지만 2020년에는 4480억 달러로 전년 대비 5.9%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12.8% 급락했지만 1년 만에 다시 반등하는 셈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내년 상승세를 지나치게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반등 이후 내년 실적은 올해보다 나아질 것은 분명해 보인다"면서도 "다만 클라우드 업체의 투자 같은 호재는 그동안 하지 않았던 투자가 재개된다는 기저효과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년 ‘V’자 반등 같은 드라마틱한 변화까지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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