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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 ‘완전체’ 손흥민의 약점은 레드카드?

중앙일보

입력

첼시전에서 주심으로부터 퇴장 판정을 받은 손흥민이 황당해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첼시전에서 주심으로부터 퇴장 판정을 받은 손흥민이 황당해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홋스퍼에서 활약 중인 축구대표팀 공격수 손흥민(27)에게 ‘레드카드 주의보’가 내려졌다.

손흥민은 23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첼시와 2019-20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8라운드 홈 경기에서 후반 17분 상대 선수를 발로 가격했다가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 당했다.

손흥민의 퇴장은 최근 7개월 사이에 세 번째다. 지난 5월 본머스전에서 상대 선수를 밀쳤다가, 지난달 4일 에버턴전에서 상대선수에 백태클을 했다가 레드카드를 받았다. 한 달만에 첼시전에서 또 한 번 퇴장 이력을 추가했다.

첼시전에서 누운 상태로 상대 수비수 뤼디거를 발로 가격하는 손흥민. [로이터=연합뉴스]

첼시전에서 누운 상태로 상대 수비수 뤼디거를 발로 가격하는 손흥민. [로이터=연합뉴스]

월드클래스 공격수로 도약한 손흥민에게 불어 닥친 ‘레드카드 트러블’의 실체를 문답 형태로 정리했다.

-첼시전 퇴장 상황은.
“후반 17분께 손흥민이 상대 지역 왼쪽 측면에서 볼 컨트롤을 하던 중 첼시 수비수 안토니오 뤼디거(26ㆍ독일)와 부딪쳐 넘어졌다. 이어진 상황에서 누운 채로 발을 뻗어 옆에 서 있던 뤼디거의 가슴 부위를 밀쳤다. 주심은 비디오 판독 시스템(VAR)을 거쳐 손흥민에게 레드카드를 꺼내들었다.”

-레드카드를 받을 만했나.
“손흥민이 발을 쓴 건 맞지만, 찼다기보다는 살짝 민 정도다. 통증을 호소하며 그라운드에 나뒹군 뤼디거의 행동은 헐리웃 액션에 가깝다. 그럼에도 주심이 카드를 꺼내든 건 손흥민의 행동에 고의성이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경기 후 판정 논란이 불거진 이유는 레드카드를 받을 정도로 심한 행동인지에 대한 해석 차이 때문이다. 조세 모리뉴(포르투갈) 토트넘 감독은 ‘심판이 뤼디거의 과장된 몸짓에 현혹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프랭크 램파드 첼시 감독은 ‘손흥민은 뛰어난 선수이자 훌륭한 인격체지만, 축구에선 때로 본능적인 행동이 나온다’고 말해 주심의 판정을 옹호했다.”

주심은 비디오 판독 시스템(VAR)을 거쳐 손흥민에게 퇴장 판정을 내렸다. [AFP=연합뉴스]

주심은 비디오 판독 시스템(VAR)을 거쳐 손흥민에게 퇴장 판정을 내렸다. [AFP=연합뉴스]

-최근 들어 퇴장이 급증한 이유는.
“토트넘의 핵심 선수로 발돋움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부작용으로 볼 수 있다. 상대팀의 집중 견제 대상으로 떠오르다보니 수비수들과 경기 내내 크고 작은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띈다. 첼시전 퇴장 또한 첼시 선수들과 전반전부터 거친 몸싸움을 벌여 감정이 격화된 상황에서 순간적인 흥분을 참지 못해 벌어진 상황이다. 팀 성적에 대해 선수 자신이 느끼는 책임감이 커진 것도 원인이다. 첫 번째와 세 번째 퇴장은 지고 있을 때, 두 번째 퇴장은 수비에 적극 가담하려는 상황에서 나왔다. 수세에 몰린 분위기를 바꿔보려는 노력이 지나쳐 과도한 파울로 이어진 것일 수 있다.”

-잦은 퇴장이 선수 자신에게 미칠 영향은.
“손흥민은 지금까지 유럽 무대에서 ‘성실하고 지도자와 동료를 존중하는 바른생활 사나이’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상대 선수(안드레 고메스)의 발목 골절로 이어진 두 번째 퇴장 상황 직후 언론과 팬들이 입을 모아 손흥민을 두둔하고 위로한 건 ‘고의적으로 상대에게 해를 끼칠 선수가 아니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떤 이유에서건 짧은 시간에 퇴장 이력이 빠르게 쌓이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 축구 통계 전문업체 옵타에 따르면 EPL에서 한해 세 장의 레드카드를 받은 선수는 지난 2010년 당시 선덜랜드 소속이던 리 캐터몰(31) 이후 손흥민이 9년 만이다.”

레드카드를 받고 그라운드를 벗어나는 손흥민을 모리뉴 감독이 위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레드카드를 받고 그라운드를 벗어나는 손흥민을 모리뉴 감독이 위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소속팀 토트넘에 미칠 영향은.
“토트넘은 향후 박싱데이 스케쥴(크리스마스 전후 빡빡한 경기 일정)을 소화해야한다. 26일 브라이턴전, 29일 노리치시티전, 다음달 2일 사우샘프턴전, 5일 미들즈브러전(FA컵)이 사나흘 간격으로 이어진다. 토트넘이 퇴장 판정에 대해 제소하고, 프리미어리그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3경기 출장 정지 징계가 불가피하다. 가뜩이나 팀 순위가 7위까지 떨어져 분발이 필요한 토트넘에겐 사실상 주포 역할을 맡아 온 손흥민의 공백이 더 뼈아프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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