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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이브라 일찍 귀국"…文대통령 희화화하는 일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일본 정부내엔 (한국에 대해)불만이 또 하나 있는 듯 하다.카톨릭인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화요일 크리스마스를 한국에서 보내고 싶다고 해서 빨리 돌아간다는 것이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월 4일(현지시각) 태국 방콕 임팩트 포럼에서 열린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월 4일(현지시각) 태국 방콕 임팩트 포럼에서 열린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청와대사진기자단]

일본내 유력 민영방송 TV아사히의 일요일 뉴스 해설자는 지난 22일 ‘아베 정권의 간부로부터 취재한 내용'이라며 이렇게 전했다.

일 관계자 "文때문에 일정조정 애 먹어" #진지한 대화 어려운 책임 한국에 돌려 #아베는 25일까지 주변 문화유산 시찰 #"문 대통령 작년 도쿄서도 당일치기만" #NHK "회담 성사는 한국의 접근 때문"

그는 "문 대통령이 빨리 돌아가는 바람에 개별 정상회담 일정을 짜는 게 너무 어렵게 됐다고 한다"며 "그래서 일본에선 '문 대통령이 진지한 대화를 할 생각이 없는 것 아니냐'고 본다”고 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총리는 한·중·일 정상회의 다음날인 25일까지 중국에 머물며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함께 세계문화유산인 고대 수리시설 두장옌(都江堰) 등을 시찰한다. 아베 총리와는 달리 24일 오후 귀국하는 문 대통령 때문에 회담 일정 조정에 애를 먹었다는 뜻이다.

언론 보도 뿐만이 아니라 일본 정부 관계자들중엔 이런 이야기를 공공연하게 밝히는 이들이 많다.

외무성의 핵심 관계자도 지난주 한·일 정상회담 준비 상황을 설명하면서 “문 대통령이 빨리 돌아간다. 24일 저녁엔 중국을 떠나기 때문에 시간이 한정돼 있다”,"그래서 회담 시간은 행사와 행사 사이에 아마 30분 정도 밖에 안 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환영식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와 8초간 악수한 뒤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환영식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와 8초간 악수한 뒤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 사이에 깊이 있는 대화가 이뤄지기 힘든 사정을 문 대통령의 빠른 귀국 일정때문으로 떠넘기는 발언들이다.

꼭 이번 회담 뿐만 아니라 그동안에도 일본은 문 대통령의 동선에 대해선 불편한 시선을 감추지 않아 왔다.

도쿄의 일본 소식통은 “지난해 5월 도쿄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때도 문 대통령은 1박도 하지 않고 당일치기로 한국으로 돌아갔다"며 "아베 총리와 홋카이도까지 동행했던 리커창 중국 총리와는 크게 대비됐다”고 했다.

한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내에선 “문 대통령이 최근 수차례에 걸쳐 아베 총리에게 접근해왔기 때문에 이번 회담이 성사됐다”는 취지의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11월 4일 오전(현지시간) 태국 방콕 임팩트포럼에서 열린 제21차 아세안+3 정상회의 전 환담하고 있다. [사진제공=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11월 4일 오전(현지시간) 태국 방콕 임팩트포럼에서 열린 제21차 아세안+3 정상회의 전 환담하고 있다. [사진제공=청와대]

22일 저녁 NHK의 교양 프로그램에 출연한 정치부 중견 기자는 "문 대통령은 지난 10월 태풍 피해에 대한 위로 전문, 이낙연 총리를 통한 ‘일본은 소중한 이웃이다'는
취지의 친서 전달, 아베 총리가 좋아하는 생 막걸리 선물, 미리 준비한 듯한 11월 방콕에서의 11분 깜짝 대화 등을 통해 계속 일본에 접근해왔다”고 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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